디젤택시 보급사업 절반의 성공

 지난해 10월 시작한 디젤(경유)택시 시범보급 사업이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18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종료된 디젤택시 보급사업 결과, 우수한 연비는 확인했지만 보급 확대 관련 법안이 폐기되고 주무부처인 환경부에서도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경유를 택시용 연료로 사용하기 어려워졌다.

 디젤택시 보급에 제동이 걸린 것은 이명규 의원(한나라당)이 디젤택시 보급 확대를 위해 택시용 경유에 한해 면세혜택을 주자는 내용으로 발의한 조세특례 제한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말 폐기되면서다. 시범보급 사업 종료를 보름 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벌어졌다.

 환경부도 디젤택시 보급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LPG택시에 비해 질소산화물(NOx)이 많이 배출돼 대중교통용으로 경유를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2014년 이후 도입 예정인 유로6 수준으로 배출가스 기준이 강화돼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리터당 220원인 LPG 면세 혜택을 경유는 400원 정도로 늘려야 하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에서도 반기지 않는다.

 보급사업 자금을 지원한 대한석유협회도 드러내놓고 추진하기는 힘들다. 회원사인 정유사들도 LPG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택시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요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사업 추진기관인 기계연구원과 대구광역시 택시운송사업조합은 디젤택시 운행을 보급 사업이 끝난 후에도 계속하기로 했다. 운행 결과를 토대로 4월 총선 이후 택시용 경유 면세에 대한 법안 개정작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조합 관계자는 “경유에 면세 혜택이 없는 상황에서 운행할수록 LPG에 비해 손해를 보기는 하지만 3개월 시범보급 사업 결과, 리터당 12㎞가 넘는 우수한 연비를 확인했다”며 “전국택시연합에서도 올해 최우선 과제로 디젤택시 보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급 사업을 담당한 정동수 기계연구원 박사는 “택시용 LPG에 비해 경유 면세액이 두 배가량 되지만 연비가 LPG택시에 비해 두 배가량 우수해 정부 세수에도 큰 차이가 없다”며 “연비 테스트 결과와 디젤택시 보급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내달 1일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