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많이 뒤지는 제조업이 부품·소재다. 수출이 아무리 잘 돼도 주요 부품·소재를 일본서 들여다 썼다. 수출이 늘어난 만큼 수입도 는다. 세계 아홉 번째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나라의 ‘아킬레스 건’이다. 이 ‘고질’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부품·소재 대일 무역적자가 227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억7000만달러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5억달러 이상 적자 감소는 2001년 이후 처음이다. 2009년 반짝 감소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대일 수입의존도도 전년 25.2%에서 23.5%로 1.7% 포인트(p) 떨어졌다. 2001년과 비교하면 4.6%p 하락이다.
지경부 분석대로 부품소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 노력의 결실이다. 아직도 대일의존도가 높지 않느냐는 반문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선 일본 부품·소재산업 경쟁력을 감안하면 이 정도도 충분히 축하받을 만한 성과다. 일본 부품·소재 산업은 제조업 전체가 위축된 ‘잃어버린 10년’에도 유일하게 경쟁력을 잃지 않았다.
부품·소재는 한두 해 자금을 쏟아 붓는다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기업과 정부가 오래 투자하고 노력해도 될까 말까 한 분야다. 5년 임기 대통령제인 나라에선 정부도 조기에 성과를 보일 수 없는 이 분야에 지원하기 쉽지 않다.
지난해 부품·소재 무역 규모는 4248억달러로 무역 1조달러 시대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수출도 2562억달러로 사상 최대다. 업계가 더 탄력을 받도록 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부품·소재 산업 경쟁력이 있어야 세트를 비롯한 제조업 전반이 힘을 얻는다. 정권이 어떻게 바뀌어도 10년, 20년 넘는 장기 육성 계획을 끈기 있게 추진할 의지가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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