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세계 첫 5.5세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절반 이상을 ‘플렉시블(flexible) OLED’ 전용라인으로 채운다.
플렉시블 OLED는 기판 소재를 유리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꿔 내구성을 높이고 무게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AM OLED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일본·대만 기업에 맞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시장까지 선점, 후발기업 추격의지를 뿌리치겠다는 전략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는 최근 국내외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플렉시블 OLED용 5.5세대(1300×1500㎜) 공장(A2) 3단계 장비 발주를 마쳤다.
에스에프에이, 에이피시스템, 아이씨디 등 국내 업체는 대부분 거액의 생산장비를 수주했다. 결정화 장비를 공급하는 에이피시스템이 781억원으로 가장 많은 수주액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에스에프에이가 691억원, 아이씨디가 186억원을 수주했다. A2 공장 장비발주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발주된 장비는 월 4만8000장(투입기판 기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대부분 플렉시블 OLED 생산을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SMD는 이미 구축한 1·2단계 투자를 포함해 5.5세대 플렉시블 OLED 생산 물량을 연내 월 8만장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4인치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2000만개를 넘는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하는 수준이다. A2 전체 생산물량 절반을 넘는다.
SMD는 과감한 투자로 기존 유리기판 중심의 OLED 라인업을 플라스틱기판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일본 우베코산과 합작사를 설립해 폴리이미드(PI) 소재 플라스틱기판 기술을 확보했다. 여기에 대규모 양산라인을 구축, 플렉시블 OLED 패널 양산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SMD가 연내에 5.5세대 공장 라인 절반 이상을 플렉시블 OLED 패널 전용으로 구축할 예정”이라며 “초기에는 플라스틱기판을 이용해 내구성을 강화한 패널을 양산하고, 점진적으로 휘어지거나 접을 수 있는 진정한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양산할 초기 단계 플렉시블 OLED 패널은 5인치급으로 스마트폰과 휴대형 게임기 등에 우선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SMD는 이와는 별도로 연내에 대형 OLED TV용 패널 생산도 준비 중이다. A2 공장 내에 구축한 8세대 OLED 파일럿 라인을 통해 초기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