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재판매(MVNO) 업계가 번호이동과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 등의 요인을 등에 업고 힘찬 도약을 선언했다.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실패 이후 기존 통신 3사 구도에 변화를 줄 유일한 변수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3일 온세텔레콤·에넥스텔레콤·에버그린모바일·한국케이블텔레콤·CJ헬로비전 등 주요 MVNO 사업자는 영업·마케팅망을 강화해 150만명 이상으로 새해 가입자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CJ헬로비전은 새해 들어 MVNO 시장에 새로 합류했다. CJ헬로비전은 지난 1일 밤 홈쇼핑채널 CJ오쇼핑을 통해 MVNO서비스 ‘헬로모바일’ 판매를 시작했다.
CJ헬로비전은 기존 MVNO사업자들과 달리 서비스 개시와 함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어느 사업자로부터도 번호이동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CJ헬로비전은 새해 30만 가입자를 목표로 세웠다.
온세텔레콤도 오는 3월 서비스 시작을 앞두고 BI(Brand Identity) 수립 작업이 한창이다. 온세텔레콤도 번호이동이 가능한 상품으로 MVNO 서비스를 시작한다.
온세텔레콤은 상반기 피처폰 위주로 MVNO 시장에 진입한 후 하반기 스마트폰을 단말기 제품군에 추가할 계획이다. 온세텔레콤은 새해 20만 가입자를 모집해 연착륙을 이루고 오는 2014년까지 100만 가입자를 달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선불, 11월 후불 MVNO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은 오는 4월 번호이동을 지원하는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SK텔레콤 망을 빌려쓰는 MVNO 중 유일하게 후불서비스를 제공하는 KCT는 번호이동과 함께 1위사업자 통신망을 쓴다는 이점을 십분 살려나갈 방침이다.
앞서 MVNO 제도가 정립되기 전부터 영업을 시작한 에넥스텔레콤과 에버그린모바일도 새해 가입자를 22만명, 20만명 수준으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지난달 공식 출범한 한국MVNO협회도 MVNO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협회는 그간 사업자별로 분산됐던 목소리를 한곳으로 모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KCT, 온세텔레콤, 대성홀딩스, 몬티스타텔레콤, 인스프리트, CJ헬로비전 등이 회원사로 참여했다.
이어 오는 5월부터 시행 예정인 단말기 유통 개방제도도 MVNO 활성화 기대 요인이다. 이통대리점이 아닌 다른 유통망에서 구입한 휴대폰도 가입자식별카드(USIM)를 삽입하면 MVNO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독자적으로 단말기 조달이 힘든 MVNO 사업자의 경쟁력 개선이 기대된다.
걸림돌은 MVNO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부정적인 인식이다. 아직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 MVNO 이해도가 낮은 데다 초기 가입·통화요금만 적을 뿐 다량 이용자들에겐 오히려 더 많은 요금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MVNO가 스마트폰 데이터 헤비유저 등 모든 이용자에게 적합한 상품은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타깃 마케팅을 통해 초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MVNO사업자 2012년 가입자 목표> ※자료:각 사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