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방송계는 물론 미디어 업계 전체에 ‘빅뱅’이 예고된다. 시청자에게는 리모컨 없이 방송을 보는 첫 해가 될 것이다.
종합편성채널(종편)이 본격적으로 시청률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N스크린서비스 등 신개념 서비스가 등장한다. 한미FTA 발효 원년으로 산업의 큰 축을 담당하던 광고와 유료방송 가입자 시장이 출렁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종편 4개사에 돌아가는 연간 광고비가 각 사당 700억원 내지 1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한다. 지상파방송사·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물론 신문·출판에서도 이미 광고비가 대폭 삭감됐다.
국회에서 종편 4개사가 미디어렙 체제에 편입되는 것을 2년 유예해주기로 합의하면서 이들에게 직접 영업의 길을 터 줬다. SBS도 민영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 영업을 시작한다. 더욱 피말리는 경쟁에 밀려 도산하는 미디어회사가 나타나고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는 안대로 유료방송사업자 권역별 제한을 풀어주면 케이블TV 업계 M&A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CJ헬로비전은 CJ E&M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4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인수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티브로드·씨앤앰·현대HCN 역시 지역 SO 인수전에 뛰어들어 몸집을 불릴 것이다. KT가 IPTV와 위성방송 결합상품으로 디지털 유료방송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넓힐 것으로 보인다.
유료가입자 시장 변화는 지상파에 재송신 대가를 지불하면서 촉발되고, N스크린서비스가 보편화하면서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파에 대가를 지불하는 SO 수익이 감소해 N스크린 등 신규 서비스를 찾아 나서고 지상파도 합작사를 설립해 대응한다. 기존 유료방송 가입자 상당수가 모바일 가입자로 이전하거나 TV와 모바일 결합상품에 동시 가입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FTA가 발효되면 넷플릭스 등 인터넷스트리밍을 통한 해외 방송 서비스, 대형 미디어 기업이 한국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N스크린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서 지상파DMB는 기로에 놓일 전망이다. 통신망에 비해 수신율이 떨어지고 고선명(HD) 화질 지원을 할 수 없는 DMB 한계를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기술적으로는 지상파 방송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있어서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을 마지막으로 수신할 수 있는 해다. 6월까지 지상파 방송사 송신소·중계소 장비가 디지털 전환을 완료하고 방통위는 일반 아날로그 직접 수신 세대에까지 컨버터·안테나 구입비를 보조해 전환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런던 올림픽에서 3D 방송이 전세계에 송출되면 3D 방송이 활성화되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다.
단말에서는 스마트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스마트폰·스마트패드가 모바일 시장의 주류가 되면서 기존과는 다른 동영상 서비스가 방송의 큰 흐름을 바꿔놓는다. 음성·동작인식, 터치센서 기술 발달로 사용자환경(UI)·경험(UX)이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해다. 단순히 기획·제작·편집·송출하던 시대에서 시청자 참여형 UI를 추가하고 데이터를 실어 보내는 등 방송사의 역할도 변하게 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