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품질 데이터로 인한 피해 사례
국내외에서 데이터 품질을 관리하지 못해 사고 등 피해발생 사례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표 사례로 수년전 글로벌 금융위기를 꼽는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금융위기 원인중 하나로 ‘부정확한 데이터’를 들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최첨단 슈퍼컴퓨터로 위험예측시스템을 운영해 정부규제 없이도 위험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원천데이터 오류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이는 분석 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줬고, 제대로 위험을 예측할 수 없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미국 금융기관 시스템이 보유한 데이터에 대해 ‘불필요한 데이터를 입력하면 불필요한 결과가 나온다’는 의미인 ‘기고(GIGO·Garbage In Garbage Out)’라고 비판했다. 원천이 부정확하거나 불일치하는 데이터를 사용한다면, 최첨단 시스템과 슈퍼컴퓨터라도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전에 데이터 품질관리가 철저히 이뤄졌다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방지할 수 있었던 사례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의학연구원(IOM)은 매년 많게는 9만8000명 환자들이 의료정보 과오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미국 10대 사망 원인 가운데 8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교통사고, 유방암, 에이즈 등으로 인한 사망자수 보다 높다.
2007년 일본에서는 5000만여명이 낸 국민연금 기록이 유실된 적이 있다. 25년간 연금을 내야 받을 수 있는 연금 명세서가 정부 데이터 관리부실로 사라졌다. 이 여파로 ‘연금기록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정부측 답변에 국민은 공황에 빠졌었다. 당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증폭시켰고, 결국 자민당은 선거에서 지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관리해온 테러용의자 리스트도 오류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법무부 조사 결과, 잘못된 명단이 무려 2만4000여명에 달한다. 확보한 자료 약 35%가 잘못 기재된 셈이다. 9·11 테러 사건 후 FBI가 테러리스트로 지목해 관리한 인물 중 6세 영유아가 포함된 적도 있다.
미국 최신예 순양함인 포트로얄호가 호놀룰루 앞바다에 좌초한 것도 사례다. 미국 해군 안전국은 원인으로 ‘항법시스템 오류’를 꼽았다. 항법시스템에 처음 입력한 좌표 데이터에 오류가 있었던 것. 포트로얄호 좌초로 인해 선박 수리비용만 4000만달러가 들었으며, 수리기간이 7개월 가량 걸렸다. 이 사건으로 미 해군은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국내 사례도 있다. 은행 전산원장과 대차대조표상 주요 재무계수가 일치하지 않은 ‘회계불일치’ 사건이다. 이 사례는 금융시장에서 100조원대 분식회계설로 이어지기도 했다. 원인은 해당 은행 데이터 품질관리 소홀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회계상 부정이 아닌 것은 다행이지만, 품질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 사례였다.
SW 많이 본 뉴스
-
1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2
새해 빅테크 AI 에이전트 시대 열린다…데이터 편향·책임소재 해결은 숙제
-
3
새해 망분리 사업, '국가망보안체계'로 변경 요청…제도 안착 유인
-
4
AI기본법 국회 통과…AI데이터센터 등 AI산업 육성 지원 토대 마련
-
5
'초거대 AI 확산 생태계 조성 사업', 완성도 높인다
-
6
박미연 아란타 영업대표 “국내 첫 온라인 용역 통제시스템 위즈헬퍼원, 국내외 투트랙 공략”
-
7
“메리디핀마스!”...제타큐브, 필리퀴드와 파일코인-DePIN 컨퍼런스 성료
-
8
“기업이 놓쳐서는 안 될 UX·UI 트렌드 2025 세미나” 1월 16일 개최
-
9
난개발식 국민소통 창구···'디플정' 걸맞은 통합 플랫폼 필요성 커진다
-
10
농어촌공사, 120억 ERP 우선협상대상자에 아이에스티엔·삼정KPMG 컨소시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