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차전지 비약적인 발전은 국내 소재 산업에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2차전지 소재 수요처로 부상하면서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유수 기업들이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유미코아는 총 6500만 달러를 들여 충남 천안에 2차전지 소재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2014년 완공을 목표로, 2차전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용 전구체와 원료를 양산할 계획이다.
일본 테이진은 충남 아산에 분리막 공장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올 연말 착공에 들어가 내년 중 가동할 계획으로 총 3500만 달러를 투입할 방침이다.
미국 셀가드는 경기도 평택을 택했다. 이 회사는 오창 산업 단지에 분리막 공장을 두고 있지만 이번에 2억 달러를 들여 생산 기지를 확대키로 했다.
이 밖에 도레이도넨기능막코리아도 경북 구미 공장에 약 1억 달러 투자, 2차 전지용 분리막 생산라인을 두 배 이상 증설하고, 일본 토다도 삼성정밀화학과 합작사를 설립, 양극재를 국내에 공급키로 하는 등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 기업이 모두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데 있다. 벨기에 유미코아는 일본 니치아와 함께 양극재 분야 수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미국 셀가드는 세계 시장 30%를 점유하고 있는 분리막 업체다. 테이진, 도레이도넨기능막코리아가 만들 분리막은 우리나라가 취약한 소재 분야다.
이 때문에 소재 국산화를 추진중인 국내 2차 소재 기업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다. 그러나 한국이 세계 2차 전지 소재 메카로 부상할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국내 2차 전지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도레이도넨기능막코리아 측은 “삼성SDI, LG화학 등 국내 유수의 2차 전지 생산업체와 아시아 지역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 수요에 맞는 생산 능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