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PC 중기적합업종 선정에 글로벌 PC사는 `강건너 불구경`

 글로벌 PC 기업들이 중소 총판을 앞세워 공공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스크톱PC가 중기적합업종에 선정되더라도 글로벌 PC 업체들은 계속 공공시장에 납품할 수 있는 구조여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HP는 모 중소기업 총판과 계약을 맺고 공공 조달시장에 PC 납품을 시작했다. 델 인터내셔널도 중소 총판과 협업해 공공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올해 세계 PC 시장에서 HP와 델은 각각 1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PC 기업들은 과거부터 공공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중소 총판을 통해 조달시장에 제품을 납품해 왔다. 데스크톱PC가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되더라도 총판을 통해 계속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 사실상 ‘강 건너 불 구경’ 해온 셈이다.

 PC 총판은 특정 제조사 제품 혹은 다수 기업 제품을 전문 유통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조달청에 납품 기업으로 등록한 총판이 중소기업 요건에 부합하면 대기업 PC도 공공시장에 납품할 수 있다. 어느 제조사라도 조달기업으로 등록된 중소 총판과 계약을 맺으면 공공시장에 자유롭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PC 업계에서는 데스크톱PC가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되면 삼성전자·LG전자가 빠진 국내 공공시장에서 글로벌 PC 기업들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PC 제조사 관계자는 “데스크톱PC를 중기적합업종 선정 대상으로 거론할 때부터 이런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참여 비중에 대해서만 의견이 분분할 뿐 관련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중소 PC 업계에서는 중기적합업종 선정 후에 글로벌 PC 제조사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공공시장에 진입할 수 없도록 별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조달컴퓨터서비스협회 관계자는 “적합업종 선정이 확정된 후 대기업들이 중소 총판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일이 없도록 조달청 등에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라며 “브랜드 파워가 강한 기업들인 만큼 이들 행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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