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결산] 올해의 해외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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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 내정자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지난 10월 6일 56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한 스티브 잡스를 두고 온 지구촌이 애도의 물결을 이뤘다. 입양아 출신에 대학 중퇴, 오랜 병마 등 불행한 개인사를 딛고 번뜩이는 창의력과 끊임없는 연구로 인류에게 따뜻한 디지털 세계를 선사하고 떠났다.

 1976년 최초의 PC 애플컴퓨터로 시작한 그의 창조적 유산은 아이팟(2001년)을 거쳐 아이폰(2007년), 아이패드(2010년)로 정점을 찍었다. 잡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IT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그의 발상은 IT업계를 재편했다. IT패러다임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로 옮긴 것도 그의 영향이다.

 잡스는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췌장암 투병 사실을 밝히면서 젊은 후배들에게 ‘갈망하라, 무모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그의 인생관을 설파했다. 이후 간이식 투병 중에도 아이패드를 내놓는 등 사력을 다했다. 병마가 깊어져 지난 8월 팀 쿡에게 CEO 자리를 물려주고 생의 마지막을 준비했다.

 월터 아이작슨이 생전에 그를 인터뷰해 출간한 전기는 단숨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8억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 이미 이름 자체만으로도 고유명사가 됐다. 올해 27세인 저커버그는 세계 인터넷 인구 46.9%가 이용하는 사이트의 수장이다.

 그는 뉴욕주에서 태어나 유대교 교육을 받고 자랐다. 중학생 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고 고등학교 때는 인공지능 뮤직 플레이어를 개발하는 등 어렸을 때부터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다. 2002년 하버드대에 입학한 뒤 학교 사이트를 해킹해 여학생들의 외모를 비교하는 ‘페이스 매시’를 만들면서 학교를 발칵 뒤집었다. 이는 페이스북의 시초가 됐고 창업으로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티브 잡스의 명성을 이을 후계자로 저커버그를 꼽았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저커버그가 “나는 세계를 좀 더 열린 곳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소개한 페이스북 인사말은 이제 현실이 됐다.

 ◇와엘 고님 구글 중아담당 이사=올해 나이 서른에 불과한 그는 이집트 ‘재스민 혁명’의 리더로 꼽힌다. 고님은 구글 중동아프리카지역 마케팅담당 이사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시위를 촉구하는 사이트를 익명으로 열었다. 계기는 지난해 6월 29세 청년 사업가 칼레드 사이드가 부패 경찰과 마리화나를 나누는 장면을 유튜브에 올렸다가 경찰의 폭행으로 숨진 사건. 고님은 페이스북에 ‘내 이름은 칼레드 사이드’라는 웹 페이지를 만들었고 이는 페이스북에 의해 폐쇄 당했다. 그러나 곧 ‘우리는 모두 칼레드 사이드’라는 아랍어와 영어 페이지가 페이스북에 등장했고, 회원이 50만명에 육박하며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를 무너뜨린 시민혁명에 불을 붙였다. 그는 시위 주동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지난 2월 초 석방 후 이집트 시민혁명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 내정자=지난 10월 새뮤얼 팔미사노 현 IBM CEO의 후임으로 지명된 글로벌판매 담당 수석부사장. 새해 1월 1일 취임할 로메티 CEO는 지명되자마자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IBM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설립 100주년을 맞은 IBM은 △IT서비스 △메인프레임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 시티 △비즈니스 분석 및 최적화 등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흥시장 매출 비중을 30%로 늘리고, 인수합병에 2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중기계획도 내놓았다.

 덕분이었을까. IBM은 올 회계연도에 1000억달러대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려운 가운데 비교적 선방했던 평가다.

 관심은 로메티가 이끌 내년에 모아졌다. 스마트 빅뱅으로 인한 IT시장 경쟁구도가 더 복잡해지고 글로벌 경제 상황은 나빠지는 상황에서 그가 IT공룡 IBM을 어떤 리더십으로 구해낼 지 관심이 쏠렸다.

 ◇마이클 우드포드 올림푸스 전 CEO=지난 10월 취임 6개월 만에 전격 해임된 우드포드는 최초의 외국인 CEO였다. 그는 기존 경영진들이 1000억엔 규모의 투자 손실을 감추기 위해 분식회계를 해 온 사실을 밝혀내면서 내부 고발자라는 비판을 받고 해임됐다. 그러나 자신이 CEO로 있는 회사의 비리를 스스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지지를 받았다.

 분식회계를 조사한 제3자위원회는 올림푸스가 지난 20년간 숨겨온 손실액이 총 16억7000만달러라고 밝혔다. 투자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두 차례 인수합병 과정에서 자문료를 빼돌린 사실도 적발됐다. 일본에서는 유가증권 투자 손실이 일정 비율을 넘은 것을 숨기면 금융상품거래법상 허위보고로 처벌 받는다.

 우드포드는 새해 2월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현 이사진을 몰아내고 경영 일선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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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엘 고님 구글 중아지역 마케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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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우드포드 올림푸스 전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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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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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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