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터 ‘흐림’. 애플리케이션딜리버리컨트롤러(ADC)·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 ‘맑음’.
올해 국내 라우터 시장은 위축된 반면에 스위치 분야는 성장했다. 웹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CDN도 주가를 올리며 시장 분위기를 띄웠다.
하드웨어 장비가 고용량·고성능 추세를 타고 서로 기능을 흡수하며 라우터 입지가 좁아진 데 반해 데이터 폭증으로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처리하는 ADC와 CDN은 시장 규모를 넓혔다. 전체적인 네트워크 시장 성장폭은 크지 않지만 성장점은 내부에서 이동 중이란 분석이다.
22일 조사기관 IDC 전망치에 따르면 2011년 국내 라우터 시장은 2010년 1188억7700만원 규모에서 1098억9700만원으로 줄었다. 스위치 시장은 5078억9800만원에서 5705억400만원으로 다소 덩치를 키웠다.
김민철 IDC 선임연구원은 “스위치와 라우터 경계가 모호해지고 L3 스위치가 라우터 기능을 대신하는 사례가 많아지며 전반적으로 라우터 쓰임새가 축소되는 경향”이라며 “에지단서부터 다양한 기능을 품은 멀티레이어 스위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리케이션네트워킹 시장은 2010년 959억1500만원 규모에서 1003억6200만원으로 상당부분 늘었다. 데이터센터 스위치와 WAN(원거리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딜리버리가 성장을 견인했다.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콘텐츠를 다루는 기기가 늘어나며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실어 나르는 CDN 솔루션 역할도 점점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1, 2위 사업자가 한국 사업을 본격화했고 주요 통신사는 인수를 활용해 자사 경쟁력을 보강했다.
일본 통신사업자 KDDI는 지난 10월 국내 CDN사업자 씨디네트웍스를 인수하며 통신 인프라를 강화했다.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와 데이터 통신에 씨디네트웍스 가속 솔루션을 더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이어 11월에는 세계 2위 CDN사업자 라임라이트가 국내 진출을 선언했다. 세계 1위 사업자 아카마이는 상반기 한국 사무소를 재정비하며 공격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섰다.
업계는 새해 공공기관과 기업시장에서 네트워크 인프라 교체 주기가 다가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굵직한 이슈를 계기로 네트워크 고도화 붐이 일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조사기관은 여전히 보수적인 예측을 내놨다.
IDC 측은 “공공기관과 엔터프라이즈 시장 대한 수요가 다소 늘 것으로는 보이나 아직까지는 막연한 기대감에 불과하다”며 전체적인 네트워크 시장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표1> 2010/2011 한국 네트워크 시장 규모
단위: 100만원 출처: IDC
표2> 2010/ 2011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킹 시장규모
단위: 백만원 출처: IDC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