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현금거래는 성인이 이용, 양성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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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게임 아이템현금거래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과잉 규제를 줄이고, 성인의 아이템거래를 양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새해 1월 말 청소년게임의 아이템거래중개를 전면 차단하는 게임법 시행령을 공개했다. 블리자드는 새해 초 출시를 앞둔 디아블로3 게임 내 게임현금거래 시스템인 ‘화폐경매장’을 공개했다. 현재 디아블로3는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등급분류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부의 규제가 시작되면, 아이템매니아, 아이템베이 등 청소년게임을 이용하는 성인들의 거래서비스까지 막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온라인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가 이미 1조원 상당의 디지털자산 거래 기반의 시장으로 형성됐으며, 이를 주로 이용하는 대상이 성인인 점을 들었다. 거래사이트의 청소년유해매체 지정 전에도 가입자는 10%대였다. 블리자드 역시 디아블로3의 희망연령등급을 청소년이용불가로 제출했다.

 15일 장우현 KDI 연구원은 “청소년들의 게임과몰입이나 사행성 가능성만을 추상적으로 상정하고 규제할 경우 과잉규제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비공식 시장에 대한 대책 없이 도입된 규제는 거래음성화로 인한 불법·사기 등 사회적 비용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장 연구원은 “게임산업의 성장만큼 게임을 즐기는 성인의 비중도 크게 늘어났다”면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1조원 상당의 거래시장의 상당수를 비경제인구인 청소년이 이용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법률전문가도 고스톱, 포커 등 사행성게임물이 아닌 게임으로 규제를 확장되는 것은 지나친 법해석이라고 말했다. 향후 정부의 관리 감독 하에 게임 시스템에서 양성화하는 방침이 옳다고 주장했다. 법으로 중개업 자체를 막는 것보다 명의도용·해킹·세금 등 관리 문제도 게임사 자체적으로 서비스했을 때 더 투명해진다고 바라봤다.

 윤선희 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장(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무조건적 규제보다 아이템현금거래를 양성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게임 아이템의 소유권을 게임사에 두고, 이용권을 일종의 ‘전세권’처럼 이용자에게 주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아이템현금거래도 크게 디지털자산거래로 바라봐야 한다고 전했다. ‘디아블로3’의 경우도 게임 내 재산상 손실이 없기 때문에 법으로 명시된 사행성 게임물 범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봤다.

 윤 교수는 “선진국보다 앞선 디지털 서비스 및 정보화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책이 역행해 규제로 작동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재화나 서비스 등 무형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이해 및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아이템중개거래업체 디지털자산 거래 규모 비교 (자료: KDI보고서, 각사 취합)

 ※ IMI 가입자 수 연령 구성 비교 (청소년유해매체 지정 이전 2008년 12월 기준)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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