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용자가 가장 부담스럽게 느끼는 게 바로 비싼 통신요금이다. 가입한 이동통신사가 요금제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료만 해도 보통 1만원이 넘는다.
요즘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무료통화나 문자메시지, 데이터를 한데 묶은 스마트폰 요금제를 쓰는 소비자가 많다.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54요금제를 쓴다면 프로모션 할인이나 결합 할인 혜택을 받아도 6만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통신비 지출은 평균 13만 8,603원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면서 통신비 지출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 선진국은 망 빌려 쓰는 MVNO 서비스 활발
이처럼 늘어가는 통신비를 줄일 대안이 바로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의 망을 빌려쓰는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서비스다. 이동통신망을 직접 구축하는 게 아니라 기존 회선을 빌려 쓰는 것이어서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그만큼 요금도 더 낮출 수 있기 때문.
MVNO는 크게 선불과 후불로 나뉜다. 선불은 말 그대로 요금을 먼저 내고 유심카드를 구입해 사용하는 걸 말한다. 유심카드는 기존에 쓰던 휴대폰에 곧바로 끼우면 된다. 후불은 요금제에 가입해 휴대폰을 구입하고 매달 통신비를 내는 형태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외국에선 이미 MVNO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다. 미국 H2O와이어리스(www.h2owirelessnow.com)는 AT&T의 3G망을 빌려 쓰는 MVNO 사업자. 한 달 요금 40달러(한화 약 4만 6,000원)만 내면 전화와 문자메시지, MMS 서비스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음성통화량이 많은 소비자에게 유용한 요금제다.
일본통신은 NTT도코모가 구축한 3G망을 빌린 b모바일(www.bmobile.ne.jp)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1GB 용량을 한 달 간 쓸 수 있는 1GB 정액 패키지 가격은 3,480엔(한화 약 5만 1,000원대). NTT도코모보다 2,600엔 이상 저렴하다.
■ 기본료 제로 서비스·2만원 무료 쿠폰 등장
국내에선 SK텔레콤과 KT가 MVNO 서비스에 나선 상태다. SK텔레콤은 음성 통화만 개방했다. 현재 아이즈비전과 한국케이블텔레콤(KCT) 등이 선불제와 국제전화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놨다. 아이즈비전이 운영중인 아이즈(www.eyes.co.kr)는 요금을 미리 충전한 다음 쓸 때마다 조금씩 소진하는 방식을 취했다.
한국케이블텔레콤이 운영하는 티플러스(www.tplusmobile.com)는 기본료 5,500원인 표준요금제와 음성 250분, 문자 250건을 제공하는 정액요금제, 5만원 범위 안에서 음성통화와 문자를 스스로 조절하는 자율요금제를 제공한다. 통화량이 적은 사람이 표준요금제를 이용한다면 한 달에 1만원도 채 안 되는 요금으로 휴대폰을 쓸 수 있다.
KT 역시 프리텔레콤과 에버그린모바일 같은 업체에 음성통화를 개방해 MVN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리텔레콤의 프리씨(www.freec.co.kr)는 기본료 4,500원 슬림 요금제에서 1만 2,000원 세이브요금제까지 4가지 요금제를 마련했다. 기본료가 높아질수록 초당 통화요금은 내려가는 구조다.
에버그린모바일(www.egmobile.co.kr)은 기본료가 없는 제로, 무료통화 100분을 제공하는 제로100, 무료통화 200분을 제공하는 제로200의 3가지 요금제를 선보였다. 두 업체 모두 월 1만원에 500MB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 MVNO 시장, 2014년 1조원 넘는다
업계에서는 오는 2012년부터 대형 사업자가 뛰어들면서 MVNO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J그룹도 대형 사업자 가운데 하나다. CJ그룹은 내년 1월부터 CJ오쇼핑을 통해 MVNO 가입자를 받은 다음 CJ헬로비전을 통해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CJ헬로비전은 이미 지난 10월 MVNO 사업을 위해 KT와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 1월 국내 MVNO 시장 규모가 올해 4,000억원 규모에서 2014년에는 1조 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4G(LTE)망이 대중화될 것으로 보이는 2013년부터는 데이터 MVNO 시장도 확대,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MVNO 서비스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체험 기회도 늘었다. 한국케이블텔레콤이 운영중인 티플러스는 2만원 통화이용권을 무료 증정하는 선불폰 무료 체험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SK텔레콤의 2G나 3G 중고 공기계 단말기만 갖고 있다면 의무기간이나 가입비, 유심카드 등 부담금 전혀 없이 2만원까지 MVNO 서비스를 무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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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봉석 이버즈 기자 bskwon@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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