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업계 `돈맥경화` 심각

 중소 콘텐츠 생태계에 돈이 제대로 안돌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 예산 5000억원 가량이 풀렸으나 중소콘텐츠 기업 10개 중 5.9개사는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다. 정부와 금융권은 문화콘텐츠 예산 확대와 전담조직 신설과 인력 배치를 통해 지원의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는 방침이다.

 13일 문화부와 업계에 따르면 막대한 국가 예산에도 중소 콘텐츠 기업은 돈을 못 구하는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콘텐츠 산업 관련 예산으로 5260억원을 책정했으나 콘텐츠 기업은 여전히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500개 콘텐츠 중소기업 중 59.2%가 체감 경기가 나쁘다고 답했다”면서 “특히 100개 중 42개 기업은 2010년에 비해서도 경영상황이 나빠졌다”고 조사결과를 밝혔다.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점은 자금조달 문제였다. 매우 어려움(14.6%), 다소 어려움(31.3%) 등 중소 콘텐츠 기업 10개 중 4.5개사는 돈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문화부, 2012년 콘텐츠 지원 정책=만 39세 이하 콘텐츠 창업자는 내년부터 3% 이하 저금리로 최대 5000만원까지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올해 239억원인 완성보증 지원 목표도 내년에는 최대 350억원까지 늘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3일 롯데호텔에서 제2차 콘텐츠산업 금융투자협의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2 콘텐츠산업 금융투자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내년에도 모태펀드 문화·영화 계정을 통해 모두 1700억원 콘텐츠 펀드를 조성한다. 지금까지 조성된 8244억원을 포함하면 내년에는 모태펀드를 통한 콘텐츠 펀드 조성규모가 1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올해 인기를 끌었던 최종병기 활(55억원), 도가니(21억원), 마당을 나온 암닭(4억원) 등이 모태펀드 지원을 받은 대표적 작품들이다.

 곽영진 문화부 제1차관은 이날 “한·미 FTA 비준안이 통과됐기 때문에 내년에는 우리 콘텐츠 산업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면서 “실효성 있는 자금 지원과 투자 등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도 콘텐츠 투자 팔 걷어=기업은행은 내년 초 문화콘텐츠사업팀을 신설하고 전국에 5∼6개 거점 점포를 설치, 콘텐츠 관련 금융 지원을 적극 확대한다. 또한 콘텐츠 심사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고 콘텐츠 청년창업자 보증특례지원 등 금융지원을 적극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기술보증기금은 완성보증지원 규모 확대에 따른 전담인력을 종전 2명에서 4명으로 늘린다.

 방송·영화·게임·애니메이션·캐릭터 등 5개 장르에 이어 앞으로 모바일게임과 공연 장르 평가모형을 추가로 개발, 콘텐츠 가치평가기관 진입을 꾀할 계획이다.

 안재섭 기술보증기금 이사는 “지금까지 총 39건, 406억2000만원이 완성보증제도로 대출이 완료됐거나, 추진 중”이라며 “2012년 최대 350억원 보증이 늘어날 경우 내년 말에는 보증누계액이 7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1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콘텐츠 해외수출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대비 25.6% 증가한 1800억원을 콘텐츠 분야에 지원할 예정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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