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정당정치

 우리나라 정당정치가 위기에 몰렸다. 영국에서 17세기를 전후해 시작된 정당정치는 ‘의회’라는 대의기구를 만들어 실질적인 국가 권력을 잡는 대중적인 정치시스템으로 정착됐다.

 우리나라도 해방 직후부터 만들어진 정당들에 의해 정치가 이뤄져왔다. 물론 자유당 몰락 이후 박정희 1인 군사정권 시절을 정당정치시대로 규정하기 힘들다는 견해도 많다. 그래도 이름뿐이기 했지만, 그 때도 집권당은 존재했다.

 정치가 완전한 민간영역으로 돌아온 1992년 문민정부 출범, 1997년 사상최초 집권당 교체라는 과정을 거치며 정당정치는 그야말로 꽃을 피웠다. 이후에도 한번 씩 여·야를 주고받으면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룬 현재 모습에 이르렀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공고해 보이던 정당정치 모습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극심한 균열이 나기 시작했고, 이젠 붕괴 걱정을 해야 할 처지까지 몰렸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당·정·청으로 이어지는 국정 수행 결정라인에서 완전히 지도력을 상실했다. 연이어 터진 정치적 ‘악수’도 있었지만, 민심과는 정반대로 달리는 ‘붕당정치’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낸 측면이 강하다.

 제1야당인 민주당 또한 수권 대안세력으로 부르기 조차 민망할 정도다. 지도부는 분열돼 ‘국회 안으로 갈지’ ‘국회 밖으로 갈지’를 교통정리 못하고, 야권 통합 논의에서도 주도권을 뺏긴지 오래다.

 사람들은 쉽고 편리한 대체제를 만나면 이전에 아무리 오랫동안 써왔던 것에 대한 애정도 쉽게 버린다. 예전에 정당들이 집권이란 목표를 향해 국민 뜻을 듣고, 모으는 일을 이제는 국민들이 스스로 한다. 디지털이라는 도구를 만나 정당보다 더 효율적으로 뜻과 지혜를 모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해 정부는 여전히 못마땅한 규제 대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국민들은 SNS로 정부 운영 기반이 되는 ‘정당’의 용도 폐기를 선언할지 모른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