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이어 잉곳 업체들이 LG이노텍에 뜨거운 구애를 보내고 있다.
LED 업황 부진으로 올해 사파이어 잉곳 가격이 폭락한 가운데 LG이노텍이 그나마 수익성이 좋은 6인치 잉곳 최대 수요처이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5~30달러이던 ㎜당 2인치 잉곳가격은 최근 4~6달러로, 100달러를 호가했던 4인치 제품은 최근 20~25달러로 무려 80% 하락했다.
반면에 6인치 잉곳은 220달러에서 110달러로 50% 정도 하락하는데 그쳤다. 만들 수 있는 기업이 적다보니 그나마 영향을 덜 받은 탓이다.
잉곳업체들은 6인치 제품 공급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려 하지만 6인치 잉곳 수요업체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다보니 6인치 잉곳 최대 수요처인 LG이노텍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의 6인치 총 생산 규모는 월 2만5000장(웨이퍼 기준). 올해는 가동률이 떨어져 월 5000~6000장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최고 수준이다.
잉곳 업체들이 LG이노텍에 구애를 보내는 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노텍에 6인치 잉곳을 대량 공급하던 루비콘과의 계약이 조만간 마무리 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우리에게 기회”라고 전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6인치 설비를 대거 확충하며 루비콘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안정적인 원재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루비콘은 세계 1위 잉곳 업체로 당시 세계 유일하게 6인치 제품 양산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황이 나빠지면서 오히려 부담이 됐다. 애초 맺은 계약 때문에 가격 조정이 어려웠던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이 울며 겨자먹기로 고가에 잉곳을 살 수밖에 없었다”며 “이 때문에 양사 관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파이어 잉곳 업계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6인치 잉곳 개발 및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6인치 잉곳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기업은 루비콘, 사파이어테크놀로지, 아즈텍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건은 누가 루비콘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느냐다.
6인치 잉곳은 만들기가 까다로워 생산 수율이 1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비콘도 15%를 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누가 생산성을 확보해 LG이노텍을 고객사로 확보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