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한국 기업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4년 8개월 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과감하고 전략적인 체질개선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한 팬택은 대외 신인도 상승으로 글로벌 인텔리전스 모바일 기기(IMD) 시장 점유율 확대가 점쳐진다.
7일 채권단이 전격적인 워크아웃 졸업에 합의해 이달 말을 끝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박병엽 부회장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 차기 경영진 선임과 인수합병(M&A)도 수면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수출 기업 팬택, 글로벌 시장 비상 날개=기업개선작업을 성공적으로 종료하면서 팬택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전망이다.
팬택은 기업개선작업 중에도 글로벌 시장 공략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007년 10월 미국 AT&T에 윈도 모바일 스마트폰 ‘팬택 듀오’를 공급해 성공을 거뒀다. 팬택은 이 제품으로 미국 사업자 신뢰를 회복한 전례가 있어 이번 경영 정상화로 해외 이통사와 협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팬택은 지난 5년간 33억달러를 포함해 누적 수출액 104억달러(11조5011억원)를 달성했다. 팬택은 국내와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4G 롱텀에벌루션(LTE)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박병엽 부회장 유턴하나=채권단이 팬택 워크아웃 졸업안 합의 전날 사의를 밝힌 박병엽 팬택 부회장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 부회장이 팬택 워크아웃 졸업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면 사의를 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채권단이 기업개선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박 부회장에 대한 신뢰가 커 경영일선에 복귀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박 부회장 스스로 사의를 밝힌 데다 5년간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체력적, 정신적 피로감이 커 당분간 휴식을 가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 부회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채권단이 붙잡아도 쉬겠다”며 “체력적, 정신적 피로가 누적돼 휴식이 필요하며 변화의 방점을 찍기 위해 쉬며 에너지를 재충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지분의 10%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포기하면서도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는 생각해보겠다며 여지를 남겨 이르면 내년 상반기 컴백할 가능성도 있다.
◇비상경영 체제 속 M&A 급물살=팬택은 당분간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박 부회장은 “올해 말 경영에서 물러나면 팬택은 비상경영 매뉴얼대로 움직일 것”이라며 “차기 경영진 인선은 채권단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본인이 없어도 흔들림 없이 회사가 운영되는 데는 문제가 없다”며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 대주주이기 때문에 M&A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크아웃 졸업으로 M&A는 가속도가 붙게 됐다. 지난 10월 워크아웃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받을 때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팬택 인수에는 글로벌 SW기업 M사를 비롯해 H사와 L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