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기반 스마트 셋톱박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셋톱박스 업계 처음으로 구글 공식 인증을 받을 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구글이 셋톱박스에도 안드로이드 인증을 공식화하면 구글TV 영역을 확대할 수 있고 삼성·LG는 불투명한 TV 시장 환경에서 스마트 셋톱박스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4.0 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운용체제로 한 스마트 셋톱박스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안드로이드 셋톱박스는 프로요(2.2)나 진저브레드(2.3) 위주로 개발되고 있으며,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기반 스마트셋톱박스는 삼성과 LG가 사실상 최초다.
구글은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안드로이드 운용체계 기반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에 공식 인증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으면 안드로이드 마켓, 구글 맵, G메일 등 구글 서비스를 제품에 탑재할 수 있다. 셋톱박스,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제품이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고 있지만 아직 해당 제품용 호환성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공식 인증을 받을 수 없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글로부터 셋톱박스용 안드로이드 인증을 받을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양사가 인증을 받으려면 구글이 별도 호환성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데 양사의 글로벌 시장 입지를 고려할 때 구글이 별도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구글이 셋톱박스용 안드로이드를 공식 지원하면 다각도로 확대되는 플랫폼 경쟁에서 우군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구글TV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셋톱박스까지 준비함으로써 경쟁구도가 복잡해지는 글로벌 스마트TV 시장에서 한층 경쟁력을 갖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셋톱박스는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업체들도 다수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구글 인증을 받은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 간 서비스 격차가 생길 수 있지만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셋톱박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 인증을 받은 셋톱박스는 다양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방송 사업자들마다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구글 서비스가 성패를 좌우하는 킬러 콘텐츠로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