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순위에 관심이 많다.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좋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코너가 있고 영화는 박스오피스 순위가 있다. 사람들은 유행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 베스트셀러와 박스오피스를 살펴본다. 하지만 최근에 소셜 차트가 등장하면서 기존 순위 산정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음악 분야가 먼저다.
음악차트 산정 방식은 크게 4단계로 발전해 왔다. 최초의 음악차트는 앨범 판매량이 기준이었다. 음악이라는 제품을 소비자가 직접 구매한 것이 가장 중요하고 유일할 때의 방식이다. 음악전문 라디오방송과 TV가 등장하면서 음반 판매량에 방송 횟수를 포함시킨 게 2단계 방식이다. 2단계 방식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다가 콘텐츠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디지털 음원 판매량과 벨소리 다운로드 수를 합산한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3단계 방식으로도 음악 소비 행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되었다. 최근에 소셜화의 경향을 띠면서 음악 소비 형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음반이나 음악방송, 디지털 음원 소비량만으로는 음악의 실질적인 소비 형태를 반영하기 힘들게 됐다. 음악 소비자들은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더욱 편리한 방식으로 음악을 소비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 해외에선 MTV 뮤직미터, 위아한티드, 넥스트빅사운드, 빌보드 소셜차트 등이 소셜 음악차트를 제공하고 있다.
빌보드 소셜차트는 유튜브, 비보, 페이스북, 트위터, 마이스페이스 등 소셜네트워크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을 대상으로 매주 팔로어의 페이지뷰와 음악 플레이 회수 등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국내에서도 소셜 음악차트가 등장했다. 뮤즈어라이브(대표 이성규)의 소셜 음악차트 Muzrang은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를 비롯해 요즘, 미투데이 등 국내외 SNS에서 자료를 수집해 실시간으로 순위를 매긴다.
소셜 음악차트는 기존의 음악 소비형태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음악생산 자체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음악순위차트가 음원 유통자와 기획사 등 대형 음악산업 관계자들의 힘에 영향을 받는 반면에 소셜 음악차트는 소비자의 힘으로만 차트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음악이 먼저 새로운 변화를 경험했다. 소셜화는 계속 진행될 것이며, 그 다음은 영화, 게임, 방송, 도서 등 다른 콘텐츠 분야도 이 같은 변화를 경험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소비하는 일반 제품과 서비스도 이와 같은 새로운 방식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ETRC 조광현센터장 h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