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공짜폰 때벗기기 `진땀`

눈속임 공짜폰 이제 그만! 가격표시제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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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SK텔레콤 대리점이 내건 안내문.

 “처음 가격표를 보고는 비싸다고 놀랍니다. 저희가 요금 할인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해요.”

 SK텔레콤이 ‘휴대폰 가격표시제’를 시작한 하루 뒤인 지난 2일. 서울 시내 SK텔레콤 대리점 ‘T월드’에서 만난 한 판매원은 “새로운 제도에 대해 손님들이 상당히 낯설어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1일부터 명동·종로·목동·여의도 등 서울 시내 주요 월드 판매점 직원들은 단말기 공짜·위약금 대납 등 각종 마케팅에 익숙한 우리나라 구매자들에게 숨겨졌던 휴대폰 판매가격의 구조를 알려주느라 설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이날 월 6만2000원기준으로 삼성전자 ‘갤럭시S2 LTE HD’ 모델의 월 할부원금은 3만2441원. 팬택 ‘베가LTE’와 LG전자 ‘옵티머스LTE’ 가격도 같다.

 갤럭시S2 LTE는 이보다 조금 싼 3만700원이지만, 아무리 비싼 휴대폰이라도 월 2만원을 넘기는 일이 거의 없었던 구매자 입장에선 갑자기 가격이 오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24개월 약정으로 인한 요금할인 분을 ‘단말기 가격 할인’ 명목으로 눈속임해왔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요금할인 분을 단말기 할인 가격에 적용시키면 최신 LTE 스마트폰도 월 1만5000원 수준에 불과하다.

 휴대폰 가격표시제는 지난 10월 지식경제부가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내년 1월부터 시행키로 한 제도다. 통신요금 할인 분을 단말기 가격 할인으로 속여 ‘공짜폰’ 마케팅을 일삼는 기만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날 LTE 스마트폰 구매를 위해 목동 SK텔레콤 대리점을 방문한 최 모씨는 “스마트폰을 사면 많게는 수십만원씩 현금을 준다는 판매점도 많은데, 솔직한 가격이 조금 비싸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현혹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목동 대리점은 ‘공짜폰·위약금 대납 사기에 절대 속지 말라’는 요지의 안내 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안정적 시행을 위해 지경부 고시보다 한 달 앞당긴 1일부터 서울시내 주요 대리점과 온라인·홈쇼핑 판매점을 대상으로 가격 표시제를 시작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한 주일 내로 전국 대리점에, 이달 중순까진 판매점에도 가격 표시제를 시작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T·LG 유플러스도 내달 가격 표시제를 시작할 계획이다.

 최우석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과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력에 비해 지나치게 혼탁한 유통구조를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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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T월드의 LTE 스마트폰 가격 표시.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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