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사명이 지금까지는 프로젝트 베이스였다면, 앞으로는 임무중심형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김명수 대덕특구기관장협의회장(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은 30년 전 출연연이 만들어질 땐 기술사업화가 목적이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출연연은 중소기업이 하지 못하는 기술개발을 지원하자는 설립 목적이 있었다”며 “애초 뿌리가 그렇다 보니 연구원들이 창업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태생을 놓고 볼 때 출연연 시스템 자체가 실험실 창업이나 연구소기업 등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출연연이 중소기업에 요소기술을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완제품 기술을 패키지로 넘겨줘 사업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이 김 회장의 시각이다.
김 회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출연연을 완전히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출연연의 임무를 임무중심형으로 새롭게 설정하고 끌어가자는 것이다.
대기업과 상생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연구원은 기업을 할 수 있는 마인드가 떨어지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창업성과가 잘 안 나오는 이유죠. 또 중소기업은 출연연 기술이 필요하지만, 대기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체 R&D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출연연-대기업 간 교류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김 회장은 이에 따라 “출연연은 국가 인프라와 관련한 거대과학이나 공공 기반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며 “여기에 기업에 필요한 요소기술이나 핵심기술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부가적으로 갖추면 될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출연연과 기업 간 만남은 자주 볼수록 서로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표준과학연구원도 홈닥터제도라고 해서, 연구원 50여명이 기업현장을 찾아 애로기술을 점검하는 시스템을 운용 중입니다. 서로 자주 봐야 고민이 뭔지도 알고 해결할 방안도 찾을 것 아닙니까.”
김 회장은 현재 출연연이나 기업이 서로 고립돼 있다고 봤다. 상호 상생을 위한 만남의 장을 많이 만들어내야 현장 수요가 뭔지도 알고,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 알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연구소와 기업은 상호 간 기술이전에 대한 신뢰 없이는 상생이 곤란합니다. 서로 의지하고 믿지 않는다면 기술사업화 성공 확률도 그만큼 낮아질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출연연은 그 믿음 위에 통째로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요소 및 애로기술을 지원하는 형태의 미션을 가져가야 할 것입니다.”
김 회장은 “출연연이 과거처럼 기업지원 기술연구를 하기에는 주변 환경이 너무 변했다”며 “통 큰, 예를 들어 노벨상을 탈 과제 등을 만들어 수행하는 쪽으로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