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나 공장·빌딩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기기의 사용량을 감지하고, 지난달 또는 지난해 사용량과 비교해 얼마나 증가했는지 분석해 시각적으로 알려주면 어떨까요.”
신재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IT융합단장은 자신이 던진 물음에 대해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도록 가시화해 주는 것은 에너지 절약에 매우 중요한 조치며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IT”라고 말했다.
신 단장은 “에너지기기와 IT가 융합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검침해 외부에 전송할 수 있으며, 전송된 데이터를 저장·분석해 이상 유무를 곧바로 인식할 수 있다”며 “여기서 더 발전하면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도 IT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각각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원격지에서 통합 제어함으로써 에너지절약 효과를 한층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단장은 “정부가 IT 기반 ESCO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며 “IT를 적용한 에너지 절감은 다른 부문에 비해 절대적인 절감량이 크고, 투자비 회수기간이 짧은 만큼 앞으로도 계속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점차 FEMS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그린IDC와 같은 새로운 에너지 절약 사업모델을 발굴해 ESCO 사업화가 가능한지 기술과 시장성을 검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마이크로그리드, 신재생에너지 등과 IT를 접목한 신규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국내 산업계 역할과 관련해서는 “IT 활용 에너지절약 시장 확대에 따라 지멘스·하니웰 등과 같은 해외 굴지의 기업처럼 우리나라도 IT 기반 에너지전문기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공조기·인버터 등 에너지 관련 설비뿐만 아니라 SW·통신기기 등 IT 분야에서 풍부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한 기업들이 에너지 부문과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하고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롯데정보통신 등 IT를 보유한 사업자가 ESCO 자격을 획득하는 것처럼 기업들도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하기 보다는 IT와 에너지를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확대하는 노력을 병행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IT시스템을 통한 에너지절약을 위해서는 이기종 에너지 사용기기 간 통합제어가 매우 중요하다”며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에만 적용되는 폐쇄적인 프로토콜 정책을 채택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자사의 시장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확대와 기술발전을 저해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