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그래핀 얇은 막을 활용, 제작 효율과 성능이 뛰어난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효영 성균관대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이 전원이 없어도 정보를 유지하는 ‘비휘발성’ 분자 메모리 소자에 환원산화그래핀 전극막을 씌워 수율과 전도성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분자 메모리 소자는 물질의 분자구조 자체를 이용해 메모리 기능을 구현한다. 그러나 두께가 2~3나노미터에 불과한 탄소화합물 단분자층 메모리 소자에 전극을 얹으면, 금속 알갱이들이 분자층을 훼손해 전도성 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견됐다. 기존 방식으로 분자 메모리 소자를 제작하면 수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연구진이 이번 실험을 통해 수 나노 두께 환원산화그래핀을 단분자층과 금속 전극 사이에 끼워 넣으면, 수율이 거의 100% 수준으로 높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환원산화그래핀 층이 위쪽 전극 금속의 나노입자가 단분자막에 침투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기 때문이다.
환원산화그래핀이란 그래파이트(흑연)를 산화시켜 만든 그래핀옥사이드를 환원한 용액으로, 그래핀과 마찬가지로 높은 전기 전도성을 갖추고도 대량 생산과 용액 제조가 가능한 물질이다.
이효영 교수는 “환원산화그래핀 용액을 이용한 분자 메모리 소자는 만들기 쉽고 수율이 높을 뿐 아니라, 그래핀의 특성상 휘어지는 모니터나 컴퓨터, 태양전지 등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지난 16일 화학 분야 권위지인 독일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판에 실렸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