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로 한미FTA 수혜주 불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기대를 모았던 수혜주 잔치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불발에 그쳤다. 당초 증시전문가들은 대미 교역이 확대되면 수출 기업 위주로 수혜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증시는 전일보다 43.18포인트(2.36%) 하락한 1783.10에 마감했다. 전날 FTA 국회 통과를 기점으로 수혜를 기대했던 종목 역시 동반 하락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칠레, 싱가포르, 아세안, 인도, 페루 등과 FTA를 비롯한 다자간 협정을 체결한 이후 지수가 일주일간 2% 상승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기관별로 추정치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국내총생산(GDP)이 0.6% 증가한다는 고려할 때 주가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난 2007년 한미 FTA 비준이후 꾸준히 FTA 관심주에 대한 기대가 있던 만큼 당장 기업 실적이나 수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은 수출 위주의 성장을 해온 나라이므로 미국과 FTA가 호재다.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지는 않아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업종이 자동차 부품, 전기전자(IT), 섬유 등이다. 자동차 부품은 한미 FTA가 발효되는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따라서 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미국 ‘빅3’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선호도가 높은 한국 부품업체들이 크게 유리하다.

 증권업계는 현대모비스, S&T대우, 만도, 넥센타이어, 현대위아, 평화정공, 한라공조 등을 수혜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등 국내 기업의 완성차 관세는 5년 후에나 사라지므로 자동차 부품 업체보다는 긍정적 영향이 제한적이다.

 LG전자, 삼성전자 등 가전업체는 기존에 가전제품과 TV세트를 미국에 수출할 때 각각 1.5%, 5% 수준 관세가 부과됐으나 FTA 발효 후 무관세 적용을 받을 전망이다. 미디어 산업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FTA가 발효되면 미국 미디어 업체들이 국내에서 채널사업자(PP) 사업을 사실상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방송 송출에서도 미국 프로그램을 더 많이 내보낼 수 있다.

 한익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콘텐츠 경쟁력이 있는 지상파 방송사와 그 계열사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채널사업자는 미국 콘텐츠 수급이 어려워지거나 기존보다 콘텐츠를 비싼 가격에 사야 할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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