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폴리실리콘 시장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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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실리콘.

 세계 태양광시장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유럽 경제위기와 각국 보조금 삭감에 따른 수요 감소로 올해 초부터 시작된 침체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태양광 전 밸류체인 제품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국내외에서 백기를 들고 물러나는 업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폴리실리콘 업계는 “그래도 살 만 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3년 전 ㎏당 최고 475달러까지 치솟을 정도로 고가를 형성한 시기처럼 폭리를 취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원가보다 판매가가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폭락하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급속한 가격하락…과열되는 증설·증산 경쟁=폴리실리콘은 지난 8월까지 ㎏당 50달러대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 30%가량 떨어진 수치지만, 주요 업체의 생산원가가 약 25달러인 만큼 업계가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한 달 후 50달러선이 무너지면서 가격은 급전직하했다. 시장조사기관 에너지트렌드는 10월 중순 폴리실리콘 가격이 평균 40.51달러·최저 35달러, PV인사이트는 평균 42.5달러·최저 40달러로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는 일주일새 가격이 8.6% 떨어져 30.19달러로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0달러선이 무너지면서 올해 판매가가 원가와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주요 폴리실리콘업체 간 증설·증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가격경쟁력 부족으로 가격하락에 대응하지 못해 무너지는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업체로 도약하고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중국비철금속산업협회 애널리스트 발언을 인용해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 90%가 가격 폭락 때문에 11월에 제품 생산을 잠정 중단할 전망”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LDK는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3배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2013년 말까지 현재 연간 1만7000톤 생산능력을 5만5000톤으로 확대해 세계 최대 폴리실리콘 업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제니 체이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 태양광 수석연구원은 “LDK의 생산능력 확대 계획은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면 완전히 상식과 반대되는 행보”라며 “이전 기술보다 생산비용이 적게 드는 공정을 이용해 가격을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1만5000톤 규모의 독일 뉜크리츠 공장을 가동한 바커는 올해까지 총 3만30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미국 테네시주 찰스톤 등 주요 생산 공장 건설을 완료하면 2014년 생산능력은 6만7000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미시간에 3만6000톤 규모의 설비를 갖고 있는 헴록은 내년 테네시·클락스빌 지역 공장 가동으로 생산능력이 28%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GCL은 최근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억3600만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힘들어진 국내 업체들…고순도·신공법이 무기=증설·증산 경쟁이 과열되면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 업체들은 고민이 깊어졌다. OCI를 제외하고 생산능력 면에서 세계 톱5에 들어갈 업체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그 만큼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다.

 OCI는 올해 4만2000톤 생산능력을 갖춰 세계 1위 자리를 굳히고, 내년 2만톤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기홍 OCI 상무는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그린오션포럼2011에서 “2013년 8만6000톤, 2020년 16만톤까지 생산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 20%를 유지하고 제조원가 절감으로 글로벌 선두 기업 유지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웅진폴리실리콘은 2013년 초까지 생산능력을 1만7000톤으로 늘리고,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2015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을 1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실리콘은 내년 상반기까지 1만2300톤을 확보할 계획이며, LG화학·한화케미칼·삼성정밀화학 등이 5000~1만톤 규모 공장 건설을 앞두고 있다.

 OCI를 제외한 국내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생산능력에서 헴록·바커·GCL·LDK 등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LG·한화 등은 태양광 수직계열화 일환으로 폴리실리콘 사업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생산능력으로 경쟁력을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인 나인(99.9999999%)급 이상의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이미 판매하고 있거나,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산은경제연구소는 2013년까지 고순도 폴리실리콘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며, 고효율 태양전지업체 증설이 올해와 내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어 관련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삼성정밀화학처럼 새로운 공법 적용을 통한 경쟁력 확보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정밀화학과 미국 MEMC의 합작법인인 SMP는 울산에 새로 짓는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에 ‘FBR’공법을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덩어리로 생산하는 방식과 달리 알갱이 형태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연속 공정 적용이 가능하고 원가·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정밀화학 측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으로 소수 폴리실리콘 업체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며 “업체들은 생산능력 확대와 더불어 저가·고순도 제품 생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7개월간 폴리실리콘 가격 추이(단위:달러)

자료: PV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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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 전경.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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