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공공 · 금융기관 사칭 해외발신번호 통화 차단

 늘어나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공공·금융기관 전화번호로 조작된 해외 발신번호는 통화 연결 자체가 차단된다. 해외에서 걸려오는 전화에는 음성 또는 문구로 국제전화임이 표시된다. 이와 함께 신규 기간통신사업 허가 신청 시점이 주파수할당 공고 이후로 명문화되고 통신사 이용자보호업무 평가제도가 도입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자금융사기 방지를 위한 사업자 기술 조치의무 부과 △사업자 이용자보호업무 평가제 도입 △기간통신사업 진입·퇴출제도 개선 등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심의·의결했다고 21일 밝혔다.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다음 달 국회에 제출된다. 국회를 통과하면 공표 후 6개월이 지나 시행된다.

 해외발신 신호임에도 공공·금융기관 등 국내 전화번호를 사칭한 번호는 차단된다. 국제전화 수신시에는 이용자에게 “국제전화입니다” 등의 문구가 발신창 표시 또는 음성으로 안내된다. 현재 휴대폰으로 국제전화를 수신하면 안내문구가 뜨지만 기타 유선·인터넷전화 등은 사전 확인이 어렵다.

 전자금융사기, 스팸문자 등 전화번호 변조 조작으로 인한 피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21일에도 서울지방경찰청은 보이스피싱 전화 발신번호를 국내 공공기관 번호로 조작해준 별정통신업체를 적발했다.

 방통위는 통신사업자에 해당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기간통신사업 진입·퇴출 절차도 개선된다. 현재 분리된 기간통신사업 허가와 주파수 할당제도 신청시기를 ‘주파수 할당 공고 후 사업허가 신청’으로 체계화한다. 사업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간통신사업 허가기본계획도 수립한다.

 방통위는 주파수 할당 정보를 특정 사업자가 먼저 인지해 사업을 준비하는 특혜시비를 줄이기 위해 추후 시행령을 통해 투명한 정책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 ‘2011년 중소기업 애로해소 대책회의’에서 공개됐듯이 기간통신사업자 양수·합병 인가심사가 간소화된다.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경미한 양수·합병에 대해서는 심사 전부 또는 일부가 생략된다.

 현행 ‘공공의 이익’으로 추상적으로 규정된 기간통신사업 휴폐지 승인 심사기준은 이용자 가치 저해 여부 등으로 구체화된다.

 다만 방통위는 KT 2G 종료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잔존 가입자와 사전 예고기간 등 정량적인 가이드라인은 각 서비스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명문화하지 않기로 했다. 휴폐지 기준이 현 제도에 비해서는 구체화되지만 여전히 정부와 사업자의 판단과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신서비스 이용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이용자보호업무 평가제도 도입된다. 통신사업자 스스로 이용자보호 수준을 개선하고 방통위가 이행여부를 평가·공표하는 방식이다.

 이상학 방통위 통신정책기획과장은 “구체적인 개정안 시행 시기는 다음달 국회 처리 여부에 따라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늦어도 내년 국회 회기 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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