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헤스팅즈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KT와 CJ헬로비전 등 국내 통신·케이블TV 사업자와 만나 협력안을 논의한다.
22일 방한하는 헤스팅즈 CEO는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리는 ‘스마트TV 글로벌 서밋 2011’ 기조연설 직후 KT·CJ헬로비전과 별도 미팅을 갖기로 했다.
헤스팅즈 CEO는 이영렬 KT 올레TV사업본부장, 서정식 클라우드사업본부장, 고경곤 인터넷사업추진본부장과 40분간 단독으로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유·무선 인프라와 콘텐츠 확산, 스마트TV 트래픽 확대 대응, 콘텐츠 클라우드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CJ헬로비전과는 N스크린 사업 방향을 논의한다. 최병환 CJ헬로비전 티빙사업추진실장이 헤스팅즈 CEO를 만날 예정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다양한 기기에서의 콘텐츠 활용방안을 협의한다.
◇뉴스의 눈
최근 넷플릭스 등 해외 방송콘텐츠 고위 관계자들이 잇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한국 콘텐츠 시장에 대한 관심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종합편성채널 등 플랫폼 다변화와 이에 따른 콘텐츠 수요와 기술 발전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세계적으로도 앞선 모바일 인프라와 시장 가능성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구조로 확대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리드 헤스팅즈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하는 데 앞서 에릭 모레노 폭스그룹 부사장, 살릴 발비 NBC 모바일플랫폼 담당 부사장과 이사가 얼마 전 한국을 찾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 폭스와 NBC는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OTT:Over-the-top) ‘훌루’에 지분 참여를 하고 있는 미국 내 대표적인 지상파 방송사다.
헤스팅즈 CEO는 삼성전자·KT·CJ헬로비전 외에도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SK텔레콤 등 다른 콘텐츠·플랫폼 회사와도 만남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이미 삼성전자와 스마트TV에서 협력하고 있다.
KT는 위성방송과 IPTV를, CJ헬로비전은 케이블 방송을 영유하는 사업자로 각 분야 국내 1위 기업이다. 두 회사 모두 300만 이상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가입자망을 이용하면 국내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다.
KT로서도 온라인 방송 플랫폼 1위 기업 유스트림과 합작사 ‘유스트림코리아’를 올해 안에 설립하고 미국·캐나다·영국에 진출한 넷플릭스와 협력하면 콘텐츠 공룡으로 성장할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CJ헬로비전이 최근 KT망을 이용한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에 나서면서 콘텐츠와 플랫폼을 모두 아우르는 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점도 주목된다. N스크린서비스 ‘티빙(tving)’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거나 관계사 CJ E&M 콘텐츠가 넷플릭스에 공급될 수도 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살릴 발비 NBC 부사장 일행도 최근 방한, 지상파DMB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국내 서비스 현황을 파악했다. 미국 모바일TV ‘ATSC-M/H’ 상용 서비스를 앞두고 현장 시찰을 나왔다는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 OTT 서비스 ‘훌루’와 전파를 이용하는 모바일TV와 차별되는 서비스를 하겠다는 발언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해외 방송 기업들이 한국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한국 시장이 K-POP 등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콘텐츠를 조달할 수 있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4세대(G) 이동통신망으로 발빠르게 이행하면서 콘텐츠 소비가 폭증하고 있는 대표적인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술면에서는 3D 입체영상, 특수효과(VFX), 초고속인터넷과 통신망에서 경쟁력이 있는 한국과 교류해서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각종 방송 규제 폐지가 예상된다는 점도 이들에게 매력적인 조건이다.
구글 역시 이 같은 추세에 보조를 맞춘다. 지난달 구글은 MBC와 유튜브에 인기 프로그램을 비롯한 과거 인기작들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구글TV 부문에서도 한국 지사에 가장 많은 엔지니어가 상주하며 응용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승규 기자 seung@etnews.com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