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에는 당신이 상대해야 하는 `아가리`가 500명이나 있다."
애플의 고(故)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기업 간 거래(B2B) 시 반드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각 기업의 홍보담당자를 `아가리(orifice)`라고 깎아내릴 만큼 B2B에 냉소적이었다.
그랬던 애플이 달라졌다. 최근 들어 직원들에게 나눠줄 목적으로 아이패드, 아이폰 등을 대규모로 구입하는 기업이 늘어나자 `기업 고객`을 대하는 애플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애플은 여전히 기업보다 개인 고객을 우선시하고 있다.
그러나 자사 제품으로 사내 이메일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익스체인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는 등 기업 고객을 대하는 애플의 태도가 한결 협조적으로 바뀌었다.
또 잡스에 이어 애플을 이끄는 팀 쿡 CEO는 전임자와 비교하면 기업 고객을 자주 상대하고 있는 편이라고 IHT는 전했다.
기업에 유난히 `콧대가 높았던` 애플이 태도를 바꾼 이유는 기업 손님의 구매 규모가 무시 못할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달 기준으로 포천 500대 기업의 92~93%가량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구입해 직원들에게 이미 배분했거나 시험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일례로 주택 자재를 판매하는 미국 소매업체 `로우스(Lowe`s)`는 최근 아이폰 4만2천대를 구입해 매장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직원들은 재고 물량 확인, 집수리 견적 계산, 제품 사용법 동영상 재생 등에 지급받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
알래스카 항공과 유나이티드 콘티넨털 항공 등 미국의 일부 항공사들도 조종사들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해 기존의 항공 매뉴얼을 대체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역시 아이폰 1만1천대를 대량 구입해 고객의 주식 및 외환거래를 승인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자사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의료기기 제조회사인 보스턴 사이언티픽의 홍보담당자는 최근 자사도 세일즈 직원에게 지급하려고 아이패드 3천대를 구입했다며 "최근 몇 년 사이에 애플이 기업의 요구를 진지하게 헤아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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