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리스크로 인해 잠시 흔들렸던 ‘SK텔레콤-하이닉스호’에 힘을 보탰다. 최 회장은 14일 오후 SK텔레콤과 하이닉스반도체(채권단 포함) 지분인수계약이 체결된 뒤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 반도체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반도체사업 흔들림 없다”=최 회장은 조인식 직후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쓰겠다”고 강조했다.
계열사 인수 프로젝트에 그룹 총수가 직접 입장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때 인수 포기까지 내몰렸던 프로젝트에 본인이 다시 힘을 실어줬던 만큼 인수 이후에도 그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는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간 시너지 효과 차원을 넘어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기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여름 인수계획 발표 때부터 안팎에서 일고 있는 회의론에 일침을 가하는 동시에 지난주 압수수색으로 인해 흔들렸던 하이닉스 인수작업의 부정적인 그림자를 지우기 위한 것이다.
◇공격적인 투자로 불황 극복=최 회장은 “현재 반도체 시황이 어렵지만 하이닉스의 우수한 기술력과 SK의 강한 기업문화로 합심해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국가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 말대로 SK텔레콤은 내년 1분기 하이닉스 인수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하이닉스를 새롭게 변모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하이닉스는 이에 앞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공표한 대로 비메모리사업을 강화해 수익성 높이기에 나선다. 하 사장은 8월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하이닉스가 기술력과 생산력은 검증받았으나 사업 비중이 메모리에 편중돼 있다”며 “통신사업과 연계성이 높은 비메모리사업을 강화해 시너지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신주 인수로 마련된 재원 2조3426억원을 하이닉스 재무 안정성 제고와 반도체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하이닉스 기업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범 ICT사업체로 도약”=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로 기존 주력 사업인 통신사업과 반도체사업을 더해 범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체로 새롭게 도약한다. SK텔레콤은 융합과 혁신에 초점을 맞춰 사업 다각화를 이루고 ICT서비스와 반도체 제조업 간 융합형 사업을 시도한다.
하성민 사장은 “하이닉스 인수로 SK텔레콤은 이동통신과 플랫폼 비즈니스 이외에 반도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이닉스의 글로벌 비즈니스 노하우와 세계 15개국에 마련된 해외사업망은 SK텔레콤이 글로벌 ICT 기업으로 위상을 높이는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제조업 경험이 없는 SK텔레콤이 서비스업 이해도가 낮은 하이닉스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는 숙제다. 전혀 다른 두 기업의 문화를 조율하여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변화와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 현 경영진과 구성원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마케팅, 생산, 연구개발, 지원 부문 등 각 부서 간 조화를 강조하는 SK그룹 문화가 반도체 사업과 부합되는 만큼 조화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