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석 행정안전부 1차관이 업계 전자정부시스템 수출을 위해 백방으로 뛴 사례가 알려져 화제다. 4개월여 전 업계로부터 스리랑카 정부 전자주민등록시스템 발주 소식을 접한 김 차관은 평소 알고 지내던 최종문 주 스리랑카 한국대사에게 메일을 보냈다. 골자는 스리랑카 정부에 우리 시스템 우수성을 알려달라는 것.
최 대사가 전자정부 업무를 맡고 있는 스리랑카 국방부 장관과 면담 기회를 잡자, 김 차관은 다시 장문 편지를 보냈다.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전자정부시스템 현황과 스리랑카 통신 인프라 구축 사례를 담았다. 한국을 찾는다면 전자정부시스템을 상세히 소개하고 싶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효과가 있었다. 고타바야 라자파크사 스리랑카 국방부 장관이 방한키로 결정한 것. 행안부는 국내에서 라자파크사 장관에게 차량제공은 물론 컨보이(차량호위)까지 하며, 특별대우를 펼쳤다. 행안부 관계자는 “컨보이는 외국 장관에게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스리랑카 주민정보시스템 입찰에서 우리 기업이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지난 9일 정부중앙청사에서 라자파크사 장관과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는 우리나라 주민등록정보시스템을 비롯 전자정부 소개가 당초 예정시간을 크게 넘는 40분가량 이어졌다.
라자파크사 장관은 현장에서 “스리랑카 전문가들을 한국에 파견해 우수한 전자정부 기술을 배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면담 직후 자국에 전화를 걸어 파견을 지시했다. 라자파크사 장관은 콜롬보대학 정보기술학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미국 로욜라법대에서 전산시스템 운영책임자로 근무한 IT 전문가다.
스리랑카 정부는 내달 주민정보시스템 프로젝트를 발주할 예정이다. 규모는 400억원 안팎으로 정부는 파악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인 국내 업체 관계자는 “제안요청서(RFP)가 나와 봐야 가능성을 점칠 수 있지만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