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클로즈업] 디지털 미디어 디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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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 종료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12월 31일 이후에는 지상파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된다. 전문가들은 지상파 디지털 시대가 지난 1980년 12월 시작한 컬러 방송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입을 모은다.

 디지털 방송은 정책과 산업,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올 패러다임의 변화다. 디지털 TV 수요가 늘어나고 콘텐츠 산업 육성의 밑거름이다. 방송 품질이 높아지면 국민에게도 이익이다.

 디지털 방송의 긍정적 효과가 모든 국민들에게 차별 없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이는 정부의 디지털 미디어 정책이 얼마나 제대로 마련되고 효율적으로 추진되는가에 달렸다.

 ‘디지털 미디어 디바이드’는 바로 이 문제를 다룬 신간이다. ‘참여와 통합의 미디어 정책’이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디지털 방송의 혜택을 다수의 국민이 누릴 수 있는 정책을 모색했다. 책은 △디지털 방송과 미디어 지형 변화 △디지털 방송과 정보 격차 △해외 정보 격차 사례 △정보 격차 실증 연구 등 총 4장으로 구성됐다.

 이 책에 나오는 디지털 방송, 디지털 전환, 정보 격차, 보편적 서비스 등의 소재는 새롭지 않다. 하지만 방송이 국민 전체에 미치는 영향과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 지구촌을 뒤흔드는 스마트 혁명 등을 감안하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자는 사회적 갈등의 해소는 정보 격차와 문화 격차,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격차를 해소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역설한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는 기술이 보장해주는 장밋빛 미래가 아닌 정책적 배려가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담았다.

 이 책은 디지털 방송의 대규모 투자에 주목한다. 투자를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방송 업계는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요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논리를 펼친다. 공익성보다는 수익성을 염두에 둔 콘텐츠 편중 현상은 모든 국민이 디지털 방송의 혜택을 누릴 기회를 뺏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담았다.

 이미 우리나라 가구의 90% 이상은 케이블TV나 IPTV 등 유료 방송 서비스를 이용한다. 지상파 방송만 보는 비중은 10%를 밑돈다. 유료 방송 서비스에서 별도로 돈을 받는 콘텐츠도 증가 추세다. 경제력에 따라 누릴 수 있는 콘텐츠의 양과 질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디지털 방송 전환이라는 형식에 그치지 않고 이후 예상되는 디지털 미디어 정보 격차를 해결할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단순 주장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례와 실증 연구를 통해 대안까지 제시했다.

 저자인 고삼석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객원교수는 강단 경험뿐 아니라 정책 입안자로서의 경험을 갖췄다. 오랫동안 방송통신 분야를 파고 든 연구 경험과 대통령실에서 방송통신을 담당하는 행정관으로 일한 실전 경험이 오롯이 녹아들었다. 이 책의 현실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고삼석 지음. 나남 펴냄. 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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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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