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IS 기업,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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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체기를 겪었던 한국 CMOS이미지센서(CIS) 전문 기업들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재도약하고 있다.

 CIS는 한때 국내 팹리스(반도체설계전문회사) 기업을 대표하는 품목이었으나 고화소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전해왔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리콘화일·픽셀플러스·SETI 등 대표적인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올해 흑자로 전환하거나 매출을 늘리는 등 최근 수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실리콘화일(대표 이도영)은 3분기 187억원 매출과 9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흑자 전환 이후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흑자폭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흑자전환한 것은 하이닉스와의 공동 개발체제가 안정화된 덕이다. 2008년 하이닉스가 CIS 사업을 위해 실리콘화일 지분을 인수한 이후 두 회사는 공동으로 CIS를 개발하고 있다. 초기에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3년째로 접어들면서 공동 개발 속도가 빨라진데다가 하이닉스 팹 생산 효율이 높아지면서 비용이 크게 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제품도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바뀌었다. 2008년만 해도 30만 화소 CIS처럼 저가 제품이 주력이었으나 현재는 200만 화소 이상의 고급형 제품이 주력이다. 최근에는 휴대폰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300만 화소 후면조사형(BSI) CIS까지 개발했다.

 실적부진으로 나스닥 상장 폐지까지 경험했던 픽셀플러스(대표 이서규)는 CCTV와 자동차블랙박스용 CIS로 재기했다. 이 회사는 당초 휴대폰용 CIS를 개발해 왔으나,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CCTV나 자동차용에 사용되는 특화제품으로 차별화했다. 2009년 175억원의 매출을 거둔 이 회사는 2010년에는 274억원으로 매출이 껑충 뛰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스이티아이(SETI, 대표 이승훈)는 이엠엘에스아이(EMLSI)의 지분 참여로 전환기를 맞았다. 중국 저가폰에 들어가는 30만 화소 CIS를 주력으로 해 온 이 회사는 중국기업 참여로 중국시장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지난 상반기에는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MLSI는 최근 SETI 지분 13.9%를 매입하고 이승훈 부사장을 SETI 대표 이사로 임명했다. 이승훈 사장은 EMLSI 개발과 SETI 경영을 총괄한다. 양사 모두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통합경영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서규 픽셀플러스 사장은 “CCTV나 자동차용 CIS는 휴대폰용 CIS보다는 물량이 작을 수 있지만 안정적”이라며 “팹리스가 경쟁력을 발휘할 만한 틈새를 찾아 주력을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