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에릭 슈미트의 빈약한 선물보따리

한국에 대한 투자 계획 기대하기 힘들어

 에릭 슈미트 구글 이사회 의장은 어제 한국에서 숨 가쁜 일정을 보냈다. 이명박 대통령,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이동통신사, 휴대폰 제조사 최고경영자들을 두루 만났다. 그가 던진 메시지를 요약하면 이렇다.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업체와 안드로이드 기반 협력을 강화해 미래 ICT도 계속 선도하겠다.’

 세계적인 ICT기업 수장이 한국을 방문하면 ‘선물’을 준비하게 마련이다. 한국에 대한 투자 계획이 대표적이다. 구글과 같은 인터넷 기업에 이런 선물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보다 ‘미래 비전’이 세계 ICT산업을 쥐락펴락하는 기업의 선물로 더 적당할 것이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그랬다. 아쉽게도 슈미트 의장으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들을 수 없었다.

 그의 방한으로 우리는 두 가지를 확인했다. 구글 플랫폼에 우리 기업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 또 구글이 차세대 사업 협력을 제의할 만큼 우리 인프라가 좋다. 익히 아는 두 사실을 새삼 확인한 게 그가 준 선물이라면 선물이다. 슈미트 의장은 이 대통령에게 한국 인터넷 창업자(스타트업) 지원과 유튜브를 통한 한류 확산에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둘 모두 구글보다 우리 ICT업계가 먼저 해야 할 일들이다.

 구글은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 모바일커머스부터 스마트TV까지 다양한 테스트베드 사업을 하길 원한다. 특허 협력도 약속했다. 세계 시장을 향한 우리 기업들이 구글과 같이 확실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를 활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다만, 그럴수록 구글 의존도가 더 커진다는 게 문제다. 우리 ICT 산업 발전에 있어 구글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협력한다면 또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슈미트 의장의 방한이 던진 새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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