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벤처기업 연구개발비와 연구원 채용실적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여력을 확보한 대기업과 그렇지 못한 벤처기업 간 격차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2010년도 연구개발 활동 조사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OECD에 국내 연구개발 활동 현황을 제공하는 공식 통계다. 조사대상은 대기업과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 그리고 중소기업 가운데 벤처인증을 받은 벤처업체 3개 분류로 나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연구개발비는 24조2129억원,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각각 4조8503억원, 3조7401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구개발비 절대 금액으로는 작년 대비 대기업이 4조2429억원(21.2%),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각각 3630억원(8.1%), 315억원(0.8%)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연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 규모별로 달라졌다. 지난해 기업 전체 연구비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3.8%, 중소기업 14.8%, 벤처기업 11.4%다. 작년 대비 대기업 비중은 2.9%포인트 상승한 반면에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각각 1.1%포인트, 1.8%포인트 하락했다. R&D 투자 상위 10대 기업 연구개발비는 작년 대비 무려 23.4%(2조8703억원) 증가했다.
연구원 수에서도 양극화는 두드러진다. 지난해 대기업 연구원 수는 12만105명,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각각 5만9338명, 4만6725명이다. 작년 대비 대기업과 중소기업 연구원 수는 각각 1만1969명(11.1%), 4159명(7.5%) 증가했지만 벤처기업은 263명(-0.6%)이 줄었다. 전체 기업 중 대기업 연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대비 1.7%포인트 상승한 반면에 벤처기업은 1.7%포인트 하락했다.
양극화 원인은 외환위기 이후 투자여력의 유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재 KISTEP 조사분석실장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 R&D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국내 벤처기업은 상대적으로 주춤한 상황”이라며 “투자여력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로 풀이했다.
보고서는 “기업 연구개발 역량 양극화 해소를 위해 기술집약형 벤처창업 지원제도를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