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7일 국내 통신·전자업계 CEO를 잇따라 만나기로 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모바일 운용체계(OS) 안드로이드 분야에서 굵직한 ‘코리아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가동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슈미트 구글 회장은 7일부터 이석채 KT 회장, 하성민 SK텔레콤 대표,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동통신 3사 CEO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을 만날 계획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등 제조사 대표들도 만나기로 했다.
슈미트 회장 방한은 지난 2007년 이후 4년 만이다. 구글은 그 사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가장 영향력이 큰 글로벌 IT업체로 성장했다. 달라진 위상만큼 이번 방한은 더욱 주목을 받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슈미트 회장이 국내 통신·전자업계 CEO를 모두 접촉한 뒤 정부 고위 관계자까지 만날 것으로 전해지면서 대규모 협력 프로젝트를 발표할지 주목된다.
슈미트 회장은 방한 기간 중 이통사들과 모바일 결제 시스템, 근거리무선통신(NFC), 동영상 서비스 등 모바일 인터넷 분야 전반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상철 부회장이 LG유플러스 금융 인프라를 활용한 국내 구글 월렛(전자지갑) 서비스를 공동 추진하고 NFC 응용사업을 전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구글 유튜브를 위한 한류 콘텐츠 소싱과 롱텀에벌루션(LTE)에서 HD급 유튜브 서비스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 업체와 협력 보따리는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삼성·LG 등 안드로이드 진영 대표 개발사들의 우려가 커진 시점에 CEO 회동을 가져서다.
삼성전자 경우 최지성 부회장과 신종균 사장이 함께 슈미트 회장을 만나 특별한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 부회장은 지난 달 스티브 발머 MS 회장과 독대한 뒤 크로스라이선스 체결 등 굵직한 협력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만남에선 넥서스S, 갤럭시 넥서스 등에 이어 차세대 구글 레퍼런스 폰도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애플 특허공세에 맞서 모토로라를 인수한 구글이 안드로이드 개발사와 특허 라이선스 등을 통해 특허싸움에 힘을 보태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시중 위원장 등 정부 관료와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최 위원장은 슈미트 회장에게 국내 IT업계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단말기 제조사와 협력이 중요한 구글이 굵직한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 한 관계자는 “슈미트 회장이 청와대 방문도 희망한 것으로 안다”고 말해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종종 거론되는 구글의 다음커뮤니케이션 인수설도 이번에 최종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