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업종에서 유일하게 잘 나가는 일본 업체의 비결은?

 일본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구라레이 상반기(4∼9월) 순이익은 172억엔(약 245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4%나 늘어난 금액이다. 올해 연간 예상 이익은 400억엔(약 5700억원)에 달한다. 회사 설립 후 최대 이익이다.

 전반적으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구라레이 상반기 실적은 빛난다. 디지털TV 수요 감소와 LCD 패널 공급 과잉으로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는 열에 아홉이 적자다.

 구라레이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이유는 80%가 넘는 독점에 가까운 시장점유율 덕분이다. 구라레이는 편광판 원료인 PVA 필름을 만든다. 구라레이가 거래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해외 업체와 거래 대금도 엔화로 받는다. 엔고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빛나는 실적을 보이는 또 하나의 일본 기업이 있다. 니콘이 주인공이다. 흔히 디지털카메라 업체로 알려져 있지만 니콘의 효자상품은 LCD 패널 생산 필수 장비인 노광기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붐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중소형 LCD 패널 노광기는 니콘이 세계시장 80%를 차지한다. 니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500억엔(약 7128억원)이 넘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7배나 늘어났다. 매출도 22% 늘어난 4860억엔(약 6조9292억원)이다.

 태양전지 업계도 수익성이 바닥이다. 중국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공급량은 크게 늘었지만 최대 시장인 유럽 경기 위축으로 수요가 감소했다.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떨어진다. 미국의 관련 기업들은 줄도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유독 실적이 좋은 기업이 바로 아사히다이아몬드다. 태양전지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가공 장비 전문업체로 세계시장 점유율은 90%를 웃돈다. 올해 예상 순이익은 작년보다 14% 정도 늘어난 78억엔(약 1112억원)이다. 예상 매출은 14% 증가한 485억엔(약 6914억원)이다. 이익률이 16%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들 기업 공통점을 △높은 기술력 △과점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 △가격 협상 주도권으로 꼽았다. 엔고와 지진, 홍수 등 올해 연이은 악재 국면에서 이들처럼 경쟁력 높은 기업들이 있기에 일본 경제는 힘을 유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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