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스타 벤처캐피탈리스트 짐 브레이어(Jim Breyer)는 지난 2004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에 1억2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소셜커머스 기업 그루폰, 모바일 광고 서비스 기업 애드몹, ‘앵그리 버드’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로비오에 이르기까지 소셜과 모바일 서비스 업체에 집중 투자했다.
그 결과, 그는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벤처캐피탈리스트 1위에 올랐다. 그는 “소셜에서 미래를 봤다”고 말했다.
브레이어의 다음 행보는 어디에 머무를까. 바로 ‘중국’이다. 그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투자자 콘퍼런스에 참석해 “내년에 악셀파트너스는 미국보다 중국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악셀파트너스는 브레이어의 투자 전문회사다.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인터넷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 바이두 등에 투자한 IDG파트너스와 협력 체계를 갖췄다. 중국의 아마존으로 떠오른 당당과 중국판 유튜브 서비스 투도우에도 투자해 화제를 모았다.
브레이어는 “중국시장은 모바일 인터넷 산업이 클 수 있는 단단한 토양이 될 것”이라며 “이미 타오르고 있지만 투자를 통해 기름을 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 10~20위권 절반을 중국기업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IT산업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경쟁자가 없어 ‘4개의 갱단’이라고 불리는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아마존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했다.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브레이어는 “MS가 비록 모바일시장에 대한 대응은 늦었지만 제품 혁신에 저력이 있는 기업”이라며 “언젠가는 다시 떠오르는 태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안정적으로 투자해 10배의 수익을 남기려면 중국 등 해외시장이 좋지만 100배를 남기려면 아직까지는 미국이 낫다”고 덧붙였다.
짐 브레이어는 지난 9월 포브스가 선정하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 40위에 올랐다. 그가 투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매달 11억달러가 넘는다. 현재 페이스북은 물론 월마트, 뉴스코퍼레이션, 델 등 수 많은 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과 영화사인 레전데리픽쳐스 역시 그의 소유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