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조 유상증자] 실적부진에도 공격 투자 기조 유지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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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은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휴대폰 사업이 실적부진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조기 턴어라운드의 기회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배경은=회사 측은 증자 배경에 대해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 분야에서 흔들림 없는 투자를 지속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조기에 사업주도권을 회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대규모 증자로 사업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6300억원 규모로 단행한 2005년에 이어 5년만이다. 유상 증자는 최근 LG전자가 휴대폰 등 주력사업의 실적부진으로 흑자를 내지 못하면서 마련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다. 적자가 계속되면서 지속적인 R&D와 시설투자 자금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신용등급 하락으로 회사채 금리가 올라간 것도 유상증자 카드를 쓰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증자 금액을 1조원 규모로 정한 것은 LG그룹의 지배구조를 흔들지 않는 범위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등 주력 분야 우선 투자=LG전자 지분 34.8%를 보유하고 있는 LG는 현재 3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자가 선 주주배정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지분과 비슷한 규모로 투자할 수 있는 증자액이 1조원 가량 되는 셈이다.

 LG전자가 증자 후 신규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힘으로써 향후 투자 분야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LG전자는 1조원 가운데 6385억원 가량을 시설자금에, 4235억여원을 운영자금에 사용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시설자금은 스마트폰, TV, 가전 등 주력 분야 생산시설 강화나 신제품 R&D 비용에 투입될 전망이다. 특히 휴대폰 사업 턴어라운드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 분야에 거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발광다이오드(LED)·수처리·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 그린 신사업 투자도 꾸준히 진행될 전망이다. LG그룹은 이들 사업에 2015년까지 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수처리 사업은 LG전자가 2020년까지 글로벌 1위 비전을 세운 상태여서 장기적으로 꾸준히 투자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M&A 등 빅딜 전망도=일각에서는 대규모 시가총액 증발에도 불구하고 증자를 단행한 것을 두고 ‘빅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날 증권 시장에서는 LG전자의 유상증자 소식으로 LG그룹 시가총액이 4조원 이상 증발할 정도로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자를 단행한 것은 그만큼 불요불급한 자금이 급하게 필요하다는 방증이라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한때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 참여설이 부각되기도 했다. LG전자와 하이닉스채권단 관계자들이 이에 대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적극 부인하면서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결론을 매듭지었다.

 하지만 1조원 규모의 ‘총알’을 마련하면서 LG전자가 취약한 소프트웨어(SW) 분야의 유력기업을 전격 인수 합병할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LG전자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나 인재 확보도 더욱 공격적으로 추진해 다가올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이 같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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