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찾는 기업도
구글이 지도 서비스 유료화와 관련해 셧다운(워터마크 및 광고 삽입, 지도 상업용으로 과다노출 시 강제종료)제도를 도입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국내 제조·금융 분야 대기업 대부분이 유료 연간계약을 체결했다. 반면에 부동산 업계 등 중소기업들은 구글 지도를 국산 무료 지도로 대체하고 있다.
3일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제조 대기업과 삼성카드·삼성화재·대우증권·신한은행 등은 최근 한 달 사이 구글과 지도 유료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거나 준비 중이다.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등 자동차·운송기업도 유료 서비스 가입을 전향적으로 검토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세계 60여개국 버전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센터 위치안내 등을 위한 안정적 지도 서비스를 위해 구글과 연간 2억원 규모 유료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구글과 계약을 체결한 삼성카드에 이어 삼성화재도 도입 규모 등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도 업무 활용을 위해 도입을 검토 중이다.
주로 글로벌 서비스가 필요한 기업들이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 채 구글과 유료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반면에 서비스가 국내에 한정돼 있거나 비교적 영세한 기업은 대안적 무료 서비스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부동산1번지는 더 이상 구글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는 구글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다 지난 9월 구글 측으로부터 셧다운 예보를 받은 바 있다. 최근 이 회사는 국내 지도 서비스업체인 엘비씨소프트와 유료 계약을 통해서만 지도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부동산1번지 관계자는 “국내에서만 영업을 하는 사업 특성상 유료화된 구글 지도 이용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은 과금 대상인지 아닌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비상업용이라면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구글 약관 때문이다. LG유플러스 ‘딩동’ 서비스도 접속자 수가 많지 않은데다 과금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유료 계약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구글은 지난달 100여명의 국내 최고정보책임자(CIO) 및 IT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구글 기업 지리정보 서밋’을 개최하고, 지도 비즈니스 본격화를 선언했다. 서밋에는 구글 본사 임원과 구글 APAC 임원 등이 방한했다. 이 자리에는 대한항공 등 국내 기업 관계자가 대거 참석해 관심을 표명했다. 구글 측은 기업 혼란을 막기 위해 강제적인 셧다운 조치나 경고서한 발송 대신 구글의 상업용 지도 서비스의 이점을 적극 홍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