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화소 카메라 모듈 공급 부족 비상

 삼성전자가 하반기 들어 500만·800만 고화소급 카메라 모듈 수급난에 직면했다. 지난 상반기 삼성테크윈 사업 철수가 원인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협력사 설비 투자 확대 및 구매처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 돌풍이 이어지면서 고화소급 카메라 모듈 부족사태를 맞고 있다. 삼성전기·삼성광통신 등 고화소 카메라 모듈 협력사들이 생산 라인전체를 가동하지만 주문량을 못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 500만·800만 카메라 모듈 공급처는 상반기 삼성테크윈이 사업을 접으면서 삼성전기·삼성광통신 두 곳으로 축소됐다. 문제는 하반기 발주량이 30%나 급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총 2800만대로 전 분기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 최근 주력 제품에 탑재하는 800만화소급 카메라 모듈 생산 능력은 삼성전기와 삼성광통신을 합쳐 현재 월 400만개에 불과하다. 올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3300만대로 전 분기보다 18%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삼성전기와 삼성광통신이 일부 설비 증설을 진행 중이나 공급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협력사들의 300만 화소급 라인을 500만·800만 화소 라인으로 전환하도록 독려하는 동시에 고화소 카메라 모듈 협력사를 늘리고 있다. 카메라 모듈 협력사들은 설비를 늘린 이후 내년도 물량을 보장받을 수 없다며 설비 투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현재 주문량에 맞춰 설비 투자를 감행한다 해도 내년 이후 물량을 보장받을 수 없다”면서 “올 연말까지는 대규모 증설보다는 일부 보완 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늘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800만 화소 생산라인은 후공정 자동화 설비가 추가되는 탓에 500만 화소에 비해 투자비가 배에 육박한다. 기존 500만 화소 생산 라인을 800만 화소로 전환한다 해도 생산 능력이 30%가량 축소된다.

 홍정모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카메라 모듈 공급부족 현상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협력사 설비 투자 확대나 구매처 다변화가 이뤄지는 내년 중순쯤에나 수급난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2 출시 당시에는 고화소 카메라 모듈 수급에 심각한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상당부분 해결해가고 있다”면서 “향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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