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들이 건물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사업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그룹 내 사업 중복에 따른 교통정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삼성계열사 중 ESCO사업자로 등록한 곳은 ESCO 1호 기업인 삼성에버랜드와 에스원·삼성전자·삼성테크윈 등이다. 최근 삼성물산·삼성SDS 등도 주력 사업과 연계해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는데 ESCO사업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사업을 준비 중이다.
삼성에버랜드는 국내 ESCO시장 매출 1위 기업으로 대규모 플랜트 공정 개선·건물에너지 개선 사업 등 다양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에스원은 건물 관제 전문 기업이라는 명성에 맞게 건물 에너지 관리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고효율 냉난방기기와 조명기기 보급 차원에서 ESCO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테크윈은 올해 지식경제부 과제인 ‘IT기반 신규 ESCO 사업모델 발굴 및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삼성테크윈은 연세의료원 에너지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에너지 관리를 수행하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을 구축하며 ESCO시장에 뛰어들었다.
친환경 건축물 시장에 뛰어든 삼성물산은 성균관대학교를 비롯한 국내 대학을 대상으로 한 ESCO사업을 추진한다. 삼성SDS도 ESCO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이들 계열사가 추진하는 ESCO사업이 유사분야로 집중되면서 동일 시장에서 삼성 계열사 간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에스원·삼성에버랜드 등은 코리아 마이크로에너지그리드(K-MEG) 프로젝트에 동시에 참여해 건물 에너지 분야를 주요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삼성테크윈 또한 BEMS 등 건물 에너지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ESCO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건물에너지 분야에서 중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각 계열사에서 ESCO사업에 독자적인 계획을 갖고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업 분야가 유사해 향후 이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긍환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무는 “ESCO시장이 규모는 작지만 건물분야에서는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많은 부분”이라며 “각 계열사 간 사업 분야 조정에 대한 필요성은 충분히 느끼고 있지만 각 계열사 사업이 자리 잡은 이후 상황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