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진짜 화났다‥카드사들 초긴장

자영업자들의 신용카드 수수료에 대한 반발이 갈수록 커져 카드사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중소가맹점 범위를 확대하고 수수료율을 내리면서 진화 작업에 나섰으나, 자영업자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불투명한 카드수수료 관행을 바로 잡겠다는 기세다.

1일 여신금융업계와 자영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반격은 지난달 초부터 시작됐다.

한국음식업중앙회가 현행 2.7%에 이르는 현행 카드 수수료율을 1.5%대로 인하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를 감행하겠다고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은 시위 하루 전날인 지난달 17일 중소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2억원 이하, 수수료율을 1.8% 이하로 낮추는 조치를 내놨다. 그럼에도 음식업중앙회는 지난달 18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했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와 대한의사협회도 최근 불공정한 카드 수수료율을 바로잡아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호텔업종의 수수료율은 2.5∼3.5%, 의원급 의료기관 수수료율은 2.5∼2.7% 수준이다.

문제는 업종별로 이뤄졌던 자영업자의 반발이 이제는 모든 업종을 망라하는 대규모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흥주점, 학원업, 경비업, 마사지업, 안경점 등 60여개 자영업 종사자 500여만명이 오는 30일 일제히 하루짜리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요구는 모든 업종에 대해 수수료율을 1.5%대까지 낮춰달라는 것이다.

유권자시민행동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의 의도대로 이번 파업에 모든 영세 자영업자들이 참여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일단 각 업종 대표들이 이 같은 움직임에 뜻을 같이했다는 것만으로도 작지 않은 파문을 던져주고 있다.

오호석 유권자시민연대 상임대표 겸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장은 "대한민국에서 똑같이 장사를 하는데 업종에 따라 카드 수수료를 다르게 받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특히 유흥업 등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수수료율이 높아 공동 대응을 통해 의견을 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중소가맹점 범위 확대와 수수료율 인하에도 자영업자들의 요구가 줄어들지 않자 적잖이 당황한 상태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모든 업종에 대해 수수료율을 1.5%대로 적용하면 수수료 부문 수익은 적자가 불가피하다면서 난감해하고 있다. 다만, 다른 업종에 비해 지나치게 수수료가 높은 자영업종에 대해서는 개선 여지가 있는지는 들여다보는 중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 요구를 다 들어주면 우리는 수수료 장사를 포기해야 한다"면서 "이미 중소가맹점에 대한 개선책을 발표한 만큼 일단 이 부분을 시행해보고 추가 대책을 논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의 한 임원은 "올해 금융 당국의 규제로 신용대출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판국인데 수수료율까지 내리다보니 수익이 많이 줄게 생겼다"면서 "우리가 공기업도 아닌데 너무 한거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최근 각 카드사로부터 가맹점수수료율을 책정하는 체계와 기준에 대한 내부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 중이며, 불합리한 부분이 있으면 시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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