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삼성전자를 견제하고 있다.
삼성전자로 이직한 전 연구임원을 고소하고 삼성전자 부상을 정부 지원 덕으로 폄하하는 발언도 내놨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내년까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포함한 주요 부품 공급이 확정되고 2014년까지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직후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최근 량몽송 삼성전자 부사장을 고소했다. TSMC는 고소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조사에 갓 착수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TSMC 핵심 연구원이었던 량몽송 부사장의 기술이 삼성전자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를 견제한다는 뜻이다.
량 교수는 과거 TSMC에서 약 17년간 연구임원을 맡으며 선진 프로세서 기술을 연구해 왔다. 현재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부문 부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삼성전자 입사 전 성균관대와 칭화대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이에 앞서 최근 모리스 창 TSMC 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 많은 지원을 한 만큼 대만 정부도 지원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창 회장의 발언은 정부의 후광 덕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키울 수 있었다는 식의 폄하”라고 풀이했다. 삼성전자도 발언에 불쾌감을 나타낼 정도로 민감하다.
량몽송 부사장 소송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건 것이 아니라 량몽송 부사장 개인에 대한 소송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TSMC는 매출액이 10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으로 50% 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면서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