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과 페이스북이 등장하면서 창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졌어요. 마침 창업 붐이 일면서 다양한 정부 지원과 창업경진대회, 수준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들이 생겨 대학생들도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 됐죠. 아직 취업 준비를 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건 확실합니다.”
심철환씨(한양대 전자통신컴퓨터공학부)는 최근 대학생들의 창업 열기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학 곳곳에 붙어 있는 창업 관련 포스터를 주의 깊게 보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각종 창업경진대회 경쟁률이 나날이 높아지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본인 역시 최근의 창업 붐과 함께 학교에서 뜻이 맞는 친구들을 만나 평소 가지고 있던 창업에 대한 관심을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 그는 “얼마 전 아카이브라는 회사를 열어 창업의 꿈을 이뤘다”며 “인터넷상의 텍스트 기록을 편하게 관리·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대와 연령을 가리지 않고 불고 있는 창업 열풍은 대학 역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창업 역량이 대학평가에 중요 요소로 부상하면서 창업지원 강화를 위한 각 대학의 노력이 커지고 있다. 창업역량을 특성화 포인트로 선전하는 대학이 생길 정도다.
그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창업선도대학들이다. 중기청은 대학을 기술창업 및 초기기업 보육의 지역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창업선도대학을 선정했다. 총 3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에는 총 77개 대학이 참가했고 이중 연세대와 동국대, 호서대 등 전국 15개 대학이 최종 선발됐다.
창업선도대학들은 공통사업으로 대학생 창업교육, 일반인 창업교육, 예비창업자 발굴, 창업실행지원, 성장촉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선도대학들은 체계적인 창업교육을 위해 교양과 전공 등 정규수업으로 창업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인덕대학에선 전체 11개 강좌를 통해 970명의 학생이 창업 강좌를 듣고 있다. 계명대와 동국대, 연세대에선 창업 강좌 수강학생 중 실제 창업자가 배출되기도 했다.
창업동아리 육성도 창업선도대학의 주요 사업이다. 창업자금과 공간, 기자재, 멘토링 지원으로 예비창업자 발굴에 힘쓰고 있다. 창업선도대학이 지역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지역 내 타 대학 동아리 지원도 담당한다. 현재 15개 선도대학이 총 240개 창업동아리, 2535명의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 중 올해 22개 동아리에서 실제 창업자가 나왔다.
일반인 창업교육도 창업선도대학의 몫이다. 대학의 정규강좌를 수강하지 못하는 일반인을 주요 대상으로 야간이나 주말에 기술창업아카데미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창업선도대학 별로 문화콘텐츠와 IT, 녹색신성장 등 특화분야를 선정해 집중 교육을 실시한다. 문화콘텐츠를 주제로 한 동국대 기술창업아카데미에 참가한 김호철씨는 “현장 실무자가 직접 교육에 나서 생생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며 “기술창업아카데미 교육이 실제 창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창업선도대학들은 예비창업자 발굴에도 뚜렷한 기여를 하고 있다. 얼마 전 성공적으로 끝난 대한민국 실전창업리그 슈퍼스타 V의 지역예선대회를 개최한 것을 비롯해 지역 내 우수 예비창업자들의 대회활동을 도왔다. 슈퍼스타 V 최종 진출 50개 팀 모두 지역 내 창업선도대학에서 시제품 제작과 사업화연계 지원을 받았다. 슈퍼스타 V 최우수상 수상자인 박근혜 대표도 창업선도대학 중 하나인 경일대 창업지원단의 멘토링과 시제품 제작 지원을 받았다. 이 밖에 어렵게 발굴·배출한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창업보육센터 자동 입주 연계 지원 및 졸업기업의 지역 내 산업단지 테크노파크 등의 이전도 돕고 있다.
이병권 중기청 창업진흥과 과장은 “창업선도대학은 우수 예비창업자의 발굴과 양성은 물론이고 초기창업기업의 성장을 위한 일괄 지원을 위한 것”이라며 “창업선도대학을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표]창업선도대학 현황 및 예산
(자료 : 중기청)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