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제치고 휴대폰 매출에서 세계 1위에 오르며 ‘IT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메모리·LCD·TV·휴대폰 등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4개 시장을 석권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30일 3분기 삼성이 휴대폰 시장에서 130억달러를 달성, 매출액 기준 1위로 올라섰다고 발표했다.
SA는 삼성이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 23%를 달성해 2위 애플, 3위 노키아를 제치고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1위 고지를 밟았다고 밝혔다. 삼성이 휴대폰 사업에 진출한 지 15년 만이다.
강경수 SA 수석연구원은 “삼성이 매출액 1위에 오른 것은 조화로운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 때문”이라며 “신흥 강자인 애플은 100% 스마트폰을 팔며 기존 강자인 노키아는 스마트폰 비중이 15%밖에 안 되지만 삼성은 33%의 조화로운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시장 치열한 1위 다툼=3분기 휴대폰 시장은 삼성이 매출액에서 1위를 달성했지만, 노키아가 물량 1위, 애플이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이 3파전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SA는 3분기 휴대폰 시장을 3억9000만대로 추정했으며 노키아가 여전히 1억700만대로 1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삼성이 노키아보다 약 80% 높고 2분기 1위였던 애플보다 약 20% 높다.
삼성은 급성장 중인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를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분기 1위였던 애플은 신제품 출시 지연으로 2위로 주저앉고 점유율 15%로 만족해야 했다. 지난 5년간 1위였던 노키아는 심비안 스마트폰 판매 부진 속에 14% 점유율로 3위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세계 휴대폰 시장이 고가의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이어서 물량보다는 매출액 순위가 더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스마트폰 효과’ 반도체 성장도 견인=지난 28일 발표한 삼성전자 실적에 따르면 통신 부분은 매출 14조9000억원, 영업이익 2조5200억원, 영업이익률 16.9%를 기록했다. 스마트폰과 휴대폰 전체 판매 모두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 3분기 실적에서 눈에 띄는 것은 통신부문뿐만 아니라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온 것이다.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부품인 애플리케이션(AP)가 잘 팔렸기 때문이다. 삼성 반도체사업부는 덕분에 경쟁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하는데도 불구하고 1조59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과거 LCD TV 판매호조가 LCD 동반성장으로 이어진 현상이 스마트폰과 반도체에도 재연된 셈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4분기에도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은 당분간 삼성이 1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폭넓은 가격대에 걸쳐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브랜드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표>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및 시장 점유율(단위:백만대)
자료:SA 2011년 3분기 ( )안이 점유율
<표>글로벌 휴대폰 출하량 및 시장 점유율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