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적합업종 선정 임박, 5대 IT품목 쟁점과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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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톱PC와 내비게이션·디지털도어록·LED조명·정수기 5대 IT품목은 동반성장이 어려운 쟁점품목이다. 한 쪽이 승리하면 다른 한 편은 피해를 보는 구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해 다툼뿐만 아니라 대기업 하도급업체 수익과도 직결된다. 의견 접근이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합의나 양보가 이뤄지기 힘든 구조로 다음 달 초 동반성장위 최종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스크톱PC=삼성과 LG 같은 대기업만 제한하면 국내 중소업체보다 HP나 델 같은 다국적 기업만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논란이 있다. 조달청 기준으로는 대기업군에 포함된 일부 업체는 중기적합업종 선정에서는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등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업체들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은 데스크톱PC야말로 중소기업에 적합한 업종이라는 주장이다. 외국계 제품과 비교, 가격 경쟁력이 있고 대부분 AS망을 갖춰 사후관리도 강화됐다는 입장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많은 우수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협력사로 참여하고 있는데 대기업이 사업을 철수하면 상대적으로 우량 중소기업만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내비게이션=파인디지털·팅크웨어 등 중소기업과 대기업인 서울통신기술·현대모비스·SK M&C 등이 대립 중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용 내비게이션이 나오며 기존시장을 빼앗긴 상태여서 공방이 거세다. 대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 모비딕이 내비게이션을 적합업종에서 제외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도 변수다. 내비게이션을 소프트웨어는 배제하고 하드웨어로만 국한할 것인지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중소기업계는 작은 시장에 대기업이 참여해 물량 공세를 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디지털 도어록=대기업 서울통신기술과 중소기업 아이레보가 시장 70%를 차지하는 양강 구도다. 하지만 아이레보는 지난 2007년 스웨덴 아사아블로이가 경영권을 인수해 지분 100%를 가진 회사다. 아사아블로이는 미국과 유럽·아시아 등 세계 140여개국에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고 연 매출이 6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디지털도어록을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하게 되면 사실상 다국적 기업은 국내에서 자유롭게 제품을 생산 판매할 수 있지만 국내 대기업은 사업을 철수해야 한다.

 ◇LED조명=삼성과 LG·포스코 등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LED조명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대기업들은 정부가 ‘녹색성장’ 차원에서 LED를 주요 사업으로 제시해 놓고 중기적합업종으로 묶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국내 대기업 철수 시 오스람과 필립스 등의 상대적 수혜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대기업 진출로 LED조명 가격이 많이 내려가고 있어 LED가 적합업종에서 제외된다면 어려운 중소기업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논리도 있다. 광산업을 밀고 있는 광주시까지 직접 나서 중기적합업종 선정을 지원하고 있다.

 ◇정수기=일반 정수기는 제외하고 이온정수기만 심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매출 50% 이상을 정수기에서 얻는 전문기업이 많아 정수기 전체를 중기 전문 분야로 선정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정수기 구축 이후 필터 교환 등 후속 AS작업이 이어져야 한다는 점도 변수다. 이온정수기는 일반 정수기와 달리 위장질환 개선 등의 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제품이어서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동양매직·위니아만도·LG전자·바이온텍·김영귀환원수 등이 제품을 공급 중이다. 대신 이온정수기 중소업체는 바이온텍을 중심으로 대기업에 해외시장 동반 개척, 기술지원 등의 협력안을 제시한 상태다.

·배옥진기자

 

 표. 5대 IT품목 중기적합업종 관련 쟁점

*자료: 각 업계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