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850선 회복…펀드 `환매의 기로`

코스피가 1,850선을 회복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이 다시 환매의 갈림길에 섰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13일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주간 단위로 18억원이 순유출돼 지난 7월 첫주 4천453억원 순유출 이후 14주만에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의 경기침체와 유로지역의 재정위기 우려 완화로 코스피가 7거래일 동안 저점에서 10% 넘게 상승하자 국내 주식형펀드를 매수하려는 자금이 줄어든 탓이다.

금투협이 최근 2개월여에 걸쳐 주식형펀드 자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 1,800~1,850 구간에서 자금유입의 강도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이보다 아래로 코스피가 50포인트씩 하락할수록 자금 유입규모는 늘어났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펀드 신규 설정액은 8월 이후 일평균 1천422억원 이었는데 지난주 433억원까지 감소했다. 코스피가 처음으로 1,800선을 회복했던 지난 12일에는 펀드 해지금액이 1천억원을 넘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은 또 지수의 변동성을 이용해 펀드 투자를 해왔다. 대외악재로 코스피가 조정을 보일 때마다 매수했다. 이런 매수세 덕분에 올 들어 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하고 2조2천260억원의 자금이 주식형펀드로 순유입됐다.

지난 5월 이후 5개월여간은 월간 단위로도 순매수가 이어져 무려 6조7천14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하지만, 대외악재가 걷히고 지수 변동성이 완화되면 `저가 매수의 기회`가 사라져, 환매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신규투자 감소와 해지물량 출회로 펀드로 흡수됐던 자금이 빠져나갈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자금이탈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가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코스피가 하락한 이후 바닥을 탈출할 때마다 일시적으로 강한 환매가 나타났었다. 하지만 코스피가 더 오르기 시작하면 환매 물량은 다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하나대투증권 임세찬 연구원은 "코스피가 급등한데다 이익전망치가 낮아지고 있어 국내주식펀드로 자금유입이 둔화하고 있다. 하지만 환매가 크게 늘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작년에 환매수요가 대부분 소화됐고, 새로운 투자자들이 국내주식펀드 시장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코스피가 급반등하는 바람에 국내 주식형펀드로 일시적으로 순유입이 줄었다. 하지만 아직은 자금 유출입의 뚜렷한 방향을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환매가 나오더라도 1천억원 단위 이상으로 연속적으로 발생하면 뚜렷한 흐름이라 볼 수 있지만, 요즘은 너무 규모가 작고 연속적이지도 않아서 방향을 단정 짓기 애매하다. 적립식 투자가 늘었거나 투자자들이 질적인 변화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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