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통신 표준 특허 공세에 애플의 맞대응 전략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네덜란드 헤이그법원 심리공판에서 애플은 “삼성전자와 라이선스 계약관계에 있는 인피니온 칩을 썼기 때문에 특허 침해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지방법원에 통신칩업체 퀄컴과 삼성전자가 맺은 특허 내용을 모두 알려 달라는 ‘일방 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은 통신칩업체와 삼성전자가 맺은 크로스 라이선스를 근거로 특허 침해 혐의를 벗으려는 전략이다. 통신칩업체가 삼성전자 통신 특허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을 경우 정당한 가격에 구매한 통신칩으로 특허를 회피할 수 있다는 논리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2009년 11월 서로 특허를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애플은 프랑스 법원에 제소한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소송 심리가 오는 20일로 다가오자 이 같은 통신 특허 방어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애플의 이 같은 전략에 전망은 엇갈린다.
당장 삼성전자와 퀄컴의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내용이 쟁점이다. 삼성전자가 퀄컴과 계약을 맺으면서 향후 퀄컴의 고객도 특허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크로스 라이선스는 당사자 간 효력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퀄컴이 자신들의 고객에도 특허 보호 조건을 걸었고, 이들 특허가 삼성전자가 제기한 통신 특허 내용이면 소송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퀄컴 고객까지 보호한다는 계약을 맺었더라도 삼성전자가 제기한 통신 특허가 퀄컴 통신칩에만 한정된 것인지도 따져봐야 할 쟁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라이선스에 포함된 특허 목록은 극비 중의 극비”라며 “계약 내용 공개와 관련한 법원의 결정이 나오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