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및 법조계 전문가들은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되는 확률형 아이템의 존재는 인정하되, 기술적 보완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게임의 재미와 오락적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확률형 아이템이 필요하다면서도 우연을 통한 경제적 이득이 커지면 사행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온라인게임이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 게임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선 ‘우연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운(運)에 따라 아이템 획득이 좌우되고, 그렇게 획득한 아이템이 돈으로 환전 가능해지면 사행성 게임으로 분류될 개연성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해법은 △관리 가능한 우연성 제시 △운(運)보다 노력 요소를 확대 △기대값 상향 조정 및 아이템의 정규분포 배치 △자율규제안 마련 등으로 요약된다. 이를 통해 정부의 규제가 들어올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임분야 전문가인 양홍석 변호사는 “우연적 이득을 보장하면 도박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게임업체들이 관리 가능한 우연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 설계 단계에서 행운(Fortune)적인 요소를 줄이고, 대신 노력 요소를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게임 사용자들의 ‘기대값’을 지금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이용자가 5000원을 투입해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했지만, 0원(꽝)을 수령하면 사행성 게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사행성 게임으로 분류된 바다이야기와 같은 게임은 기대값이 ‘0원’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도박이라는 논리다.
문기탁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는 “대법원 판례에도 노력에 의해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하지만 기대값이 0원이 될 수 있는 설계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 설계 시 정규분포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적지 않은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평균값을 중앙으로 해 좌우대칭인 종 모양을 이루는 정규분포곡선(normal distribution) 형태로 아이템을 배치하는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자의적 해석을 줄이기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편 확률형 아이템은 비즈니스 양식 중 하나로, 규제 이전에 보다 면밀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상반된 의견도 나왔다.
황승흠 국민대 교수는 “현행법에서 추첨형 경품은 규제를 받고 있는데, 확률형 아이템이 그에 해당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그에 해당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