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S 유럽 2개국에 판금 가처분 신청
삼성전자가 프랑스, 이탈리아 2개국에 애플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4S’ 판매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에 들어간다. 특허공방에서 공세로 전환한 삼성전자가 애플이 차세대 모델을 발표하자마자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이다.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아이폰4S’가 판매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특허공방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양사가 사태 해결을 위한 크로스라이선스 협약 체결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자칫 협상이 난항을 겪게 되면 애플은 물론이고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도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법원에 아이폰4S 대상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폰4S’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14일로 예정된 프랑스 출시는 불발된다. 이탈리아 역시 28일로 예정된 출시일에 ‘아이폰4S’가 판매되지 못할 전망이다.
애플은 이에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아이폰 모델 ‘아이폰4S’를 전격 발표했다. 시장이 예상한 ‘아이폰5’는 내놓지 않았다.
아이폰4S는 전작 아이폰4와 크기와 디자인이 똑같다. 다만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채택하고 카메라 화소 수를 500만에서 800만으로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아이폰4S는 기본적으로 아이폰4의 통신 기술이 적용돼 삼성전자의 특허를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인용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와 관련, “(아이폰4S가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단은 이미 다 해놨다”며 “네덜란드 법원에서도 애플이 인정했듯이 삼성 기술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것은 그쪽(애플)도 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무기는 ‘통신표준 관련 특허’로 이동전화 기능에 필수인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소 내용은 WCDMA 통신표준에 관한 특허 프랑스 2건과 이탈리아 2건으로 스마트폰 등 통신기기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기술이며, 아이폰 신제품이 이를 심각하게 침해했기 때문에 판매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통신표준 관련 특허는 △전송할 데이터 형식을 안전하게 미리 알려주는 기술 △데이터 전송 에러가 발생할 경우 데이터를 복원하는 기술 △전송 데이터의 양이 적으면 묶어서 부호화하는 기술 등이다.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S를 내놓으면서 투자자의 힘을 빠지게 한 애플 입장에선 판매금지까지 적용받으면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창훈 특허법인 우인 미국변호사는 “유럽 법정은 나라마다 가처분 판결 일정이 다르고 법리 해석도 달라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라며 “삼성전자의 특허는 애플 디자인권과 달리 기술적 판단이 요구돼 판단이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태호기자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