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게임, 변화를 선택하다] (1)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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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들에게 인터넷과 휴대폰은 필수품이다.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에 접속해야만 정상적 생활이 가능하고, 휴대폰과 멀어질 때 일상의 불편함은 상상 그 이상이다. 불과 20∼30년 사이 이 같은 문명의 발명품은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왔다.

 ◇게임, 대중문화가 되다=자연스럽게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문화가 생겨났다. 이메일은 편지를 대체했고, 댓글·토론 등 아날로그 시대에서 생각지 못했던 신종 커뮤니케이션 수단도 등장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놀이도 출현했다. 다름 아닌 ‘게임’이다. 게임은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청량제다. 힘들게 시험공부를 하거나, 고된 업무를 마친 직장인들에게는 쉬어가는 안식처가 된다. 중독 논란이 있지만,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여가 도구가 된 지 오래다. 최근 들어 모바일 앱 부문에서 게임은 최고 인기 콘텐츠다. 애플 아이패드의 다운로드 1위 콘텐츠는 게임(21%)으로, 소셜네트워크(9%)의 2배 이상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펀(fun) 도구이자, 수단이다.

 ◇게임, 원조한류가 되다=놀이의 한 종류인 게임은 국내에 ‘온라인 게임’ 문화를 만들었다. 온라인 게임을 기반으로 한 e스포츠는 대한민국에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명예를 선사했다. 프로게이머 한류스타 1세대인 임요한을 비롯 이영호 홍진호 이윤열 등 다수의 e스포츠 스타들도 배출했다. 메이드인코리아 게임은 전 세계에 전파되면서 국가브랜드를 높이고 있다. 대한민국을 알리는 콘텐츠 한류의 원조라는 별칭을 얻는 이유다. 미국·중국은 물론이고 멀리 체코·헝가리 등 동유럽에서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게임을 즐긴다.

 게임은 시장성 및 기업의 마케팅 도구로서도 가치를 지닌다. 게임은 신제품을 마케팅하려는 기업들의 신흥 채널로 부상했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혼다 등 자동차 기업들 역시 신차를 활용한 레이싱 게임을 개발,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게임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컴퓨터그래픽과 정보통신을 전공한 젊은이들은 전공을 살리기 위해 게임 업체 문을 두드린다. 국내 콘텐츠 업체 4곳 중 1개사는 게임 개발 및 유통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중독, 게임의 아킬레스=이 같은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게임은 가장 대중화 됐지만, 영화 뮤지컬 등의 산업에 비해 상대적 역차별을 받고 있다. 놀이와 학습문화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서로 상반관계 또는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 학생을 둔 상당수 가정에서는 게임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게임 좀 그만해라”라고 닥달하는 어머니의 화난 모습과 “조금 만 더 하겠다”고 떼를 쓰는 아이들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디지털·인터넷·모바일’로 상징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일부 대한민국 가정의 모습일 것이다.

 적지 않은 가정에서 게임은 공부할 시간을 빼앗는 악이자, 학습권을 침해하는 제거의 대상이다.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게임에 대한 학부모들 점수는 인색할 수 밖에 없다. 슈퍼맨과 원더우먼 신드롬에 사로잡힌 부모들의 눈에, 게임은 타도의 대상일 뿐이다.

 인간에 대한 정의 중 하나가 호모 루덴스다. 네덜란드 문화사학자 하이징거는 인간을 놀이하는 인간으로 정의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건 인간의 본성 중 하나다. 어린 아이들은 특히 놀고 싶은 욕망을 컨트롤하기 어렵다.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거나, PC에서 게임을 즐기려는 욕망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게임은 본질적으로 중독성을 갖는다.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 또는 과몰입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문화부 국정감사에서도 게임은 약방의 감초처럼 도마위에 올랐다.

 ◇게임, 변화를 선택하다=게임은 사회적 순기능과 긍정적 효과를 분명 갖고 있다.

 게임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인식을 갖기 보다는 대중문화의 한 현상으로 자리매김한 게임의 존재를 인정하고, 균형적인 시각을 갖는 것도 2011년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 산업계와 국회· 정부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본지는 이에 따라 기업시민으로 탈바꿈하려는 게임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조명하면서 게임업계 내부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전한다. G러닝, 기능성게임 등 게임을 공익과 교육에 사용하는 다양한 시도를 소개하면서 게임에 대한 인식 전환을 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땀을 흘리는 게임업체들의 고군분투기와 규제 위주로 흐르는 게임 정책의 타당성 및 실효성을 함께 점검해 보는 연중기획을 마련했다.

 

 <표>아이패드 다운로드 콘텐츠 현황 <단위:%, 2010년 9월 기준>

<자료:삼성경제연구소>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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